시장은 설 연휴 이후 불확실성 해소와 우호적인 수급심리로 추가상승 시도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자사주 매입도 든든한 원군으로 힘을 보태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다만 일부에서는 자사주 매입시도가 환율 리스크를 염두에 둔 방어책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가 상승에 윤활류
지난 3일 POSCO는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174만3730주(2%)를 취득키로 결의했다. 오는 7일부터 3개월간에 걸쳐 3310억원 규모가 투입될 예정이다.
현대차 역시 다음날 주가안정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보통주 1100만주, 우선주 100만주 등 자사주 1200만주를 매입키로 했으며 매입비용은 6500억~7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앞서 지난 1월 삼성전자는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2조원의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기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빠르면 3월중에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의 경우 4월초순에 자사주 매입을 시작했으며 자사주 매입의 구체적인 계획 자체도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자사주 취득은 말그대로 기업의 주가안정을 위해 실시하지만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경험했듯이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경우 주가지수 흐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전문가들 역시 기존의 우호적인 수급에 긍정적인 윤활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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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리스크 상쇄용 불과 지적도
김무경 대투증권 연구원 역시 "자사주 매입의 경우 기업이익 잉여금을 통해 이뤄지고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아지면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들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계획은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원화강세와 맞물리며 우량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향후 주가 부양보다는 하락 제어용에 그칠 것이라는 한계론도 있다. 과거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때와 마찬가지로 외국인에게 차익실현 기회만을 제공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철순 우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수급에는 분명 도움이 되겠지만 1분기 실적에 대한 주가관리 차원에 그칠 수 있다"며 "현대차의 경우 특히 환율 하락에 따른 실적악화를 염두해 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차는 급격한 원화절상에 따른 수출채산성 악화로 영업이익이 3439억원에 그쳤으며 올해 역시 높은 국제 원자재가격과 원화 강세로 어려운 영업환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무경 연구원도 "자사주 매입의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잉여금을 돌려주는 차원이지만 주로 외국인 매물을 소화하는 역할을 해왔다"며 자사주 매입 효과를 평가 절하했다.
<이데일리 제공>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