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은행원들, 은행 탈출 러시?

송정훈

webmaster@

기사입력 : 2005-02-02 23:03

국민銀 명퇴 대열에 우수직원 약 800명 가담
외환도 상당수 가세 ‘경쟁력 강화’ 구호 무색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지난달 31일 오후 국민은행 여의도 본사 10층 인력개발팀엔 때 아닌 업무 폭주현상이 빚어졌다. 명예퇴직 접수 마감을 앞둔 오후 들어 신청자가 쇄도해 당초 예상보다 많은 2000명 가까이 몰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청자 대열에는 퇴직 대상으로 지목하지 않았던 우수 직원들도 대거 가담하는 ‘살풍경’이 벌어져 눈길을 끌었다.

최근 은행권에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치면서 우수직원들이 정들었던 조직을 등지고 있다.

대규모 인력 감원이 추진되면 우수직원마저 ‘새로운 살길을 찾아보자’며 퇴직을 신청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일 국민은행의 명예퇴직 접수 마감 결과 신청자 2200여명 중 800여명 가까이가 인사고과에 이상이 없던 ‘멀쩡히 잘 다니던’직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일단 대부분의 명예퇴직 신청을 수용한다는 방침 아래 세부 분류 등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은행은 지난달 31일 퇴직신청자가 당초 목표인 1800명을 훌쩍 넘어선 데다 우수직원들까지 대거 몰리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마감 시한을 이틀 연장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했다.

은행측은 공식 확인을 거부하고 있으나 희망퇴직 대상자로 1600여명을 미리 선정해 당사자에게 응할 것을 촉구했고 나머지는 지목받지 않은 직원의 신청을 감안해 총 1800명선을 목표로 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는 국민은행의 경우 24개월치 급여와 자녀 장학금 등 후한 조건을 제시한 데다 고용 불안심리가 극대화 되는 바람에 우수 인력까지 가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창 일할 60년대생은 물론 일부 70년대생 등 잠재력 또는 역량이 충분한 직원들 중 일부가 “고용불안에 시달리느니 이번 기회에 한 몫 챙기는 게 낫다”고 여긴 탓이라는 이야기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규모 명예퇴직금은 물론 다양한 구직 프로그램이 제시된 때문인지 우수 직원들도 대거 명예퇴직을 신청하고 있다”며 “미리 지목한 대상자는 물론 우수 직원들이 추가 신청 접수를 문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외환은행도 지난해 하반기 명예퇴직자 472명 중 당초 대상자로 분류된 우대직원을 제외한 일반직원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은 명예퇴직 신청이 내부 감원 목표에 휠씬 못미치자 일반직원 신청자들을 대거 포함 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외환은행의 경우 일반 직원은 퇴직금이 평균임금 18개월로 24개월인 우대 직원보다 적다. 여기에 이직이 쉽지 않은 지점장 및 책임자급들도 대거 명예퇴직을 신청, 우수 직원의 ‘이탈’이 심각한 수준이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은행 우수 인력들의 대규모 ‘엑소더스’가 오히려 장기적인 수익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으로 은행의 상시 구조조정 문화가 정착되면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 큰 문제는 무차별적인 감원이 수익구조 개선으로 직결될 것이라는 믿음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수 인력의 자발적인 ‘이탈’은 늘어나는 반면 정작 구조조정 대상자들의 감소 속도가 더딜 경우 결국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노동연구원 안주엽 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은행들의 구조조정의 가장 큰 문제는 남아 있어야 될 사람은 나가고 나가야 될 사람은 남아있는 것”이라며 “구조조정이 상시화되면서 고용불안을 느끼는 반면 대규모 명예퇴직금 지급 등으로 기회가 있는 사람은 적극적으로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 국내의 비효율적인 임금 체계가 개선되어야 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인력 감축 속도를 조금 늦추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정훈 기자 repor@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