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은행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 시중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 방식이 예정손실률 기준으로 변경되면서 기업 신용평가 및 전결권 축소 등 대출 심사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은행들은 추가적인 대손충당금 적립에 따른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로 대출심사를 강화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은행들은 예정손실률 방식이 도입되면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현재보다 1.5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정손실률 방식은 향후 미래 대출자산의 부실 가능성을 산출하는 것으로 충당금 적립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 은행들은 경기침체 등으로 기업의 부실 우려가 확산되면 충당금적립 기준을 극히 보수적으로 적용할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은 대출금리가 연 15~20%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나마 신용등급이 우수한 기업은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인 1.5배 수준으로 금리가 인상되지만 부실기업은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으로 신용가산금리가 대폭 인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 대출 대손충당금 제도만 예외 조항을 적용,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대출금리를 낮춰주는 등의 제도 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대손충당금 제도가 개선되면 이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은 대출 받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은행들이 새로운 대손충당금 산정 기준인 예정손실률 도입으로 충당금 적립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기업 대출을 극히 보수적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이 그나마 대출을 받더라도 은행이 15%에서 20%까지의 고금리를 적용하는 사례가 속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내년 하반기부터 대손충당금 산정 기준을 대출자산별 위험도를 감안한 예정손실률 방식으로 변경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이후 2007년말부터 대출자의 신용도에 따라 위험가중치를 차등적용, 적정 자기자본을 산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신BIS(국제결제은행)협약을 도입한다.
송정훈 기자 repo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