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브릿지의 매각 차익과 지분 매입 규모가 엇비슷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규모 자금력을 앞세운 노골적인 ‘머니 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마치 대형 투기펀드에 “금융시장이 맘껏 유린당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어서 감독당국의 엄격한 법적용은 물론 향후 모럴헤저드에 대한 감독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뉴브릿지캐피탈은 제일은행 매각과 관련, 현재 영국계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SCB)은행이 인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브릿지는 두 은행과 제일은행 인수가격을 주당 1만5000~1만7000원으로 총 3조원선에서 논의를 벌이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로 인해 뉴브리지(지분 48.56%)가 과거 제일은행을 단돈 5000억원에 인수, 정부지분을 제외하고 1조5000억~1조7000억원 가량의 차익을 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아울러 뉴브릿지는 제일은행 매각 작업과 비슷한 시기에 과거 삼성자동차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353만주(17%) 매입을 위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상태다.
뉴브릿지로서는 삼성생명 지분이 주당 70만원으로 산정될 경우 총 인수 대금이 2조5000억원에 육박, 적지않은 자금 부담을 느낄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과거 채권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이 당초 매입가인 70만원에 미달하는 부분에 대한 삼성 계열사의 추가 지분 출연과 보전 부분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 매입가격에는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정황을 종합해 볼 때 뉴브릿지는 제일은행 매각 대금으로 삼성생명 지분을 매입한 후 다시 되팔아 단기 차익 실현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뉴브릿지의 제일은행 매각과 지분 매입실사 작업이 비슷한 시기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점도 설득력을 높여주고 있다. 뉴브릿지가 제일은행 매각 가격을 노골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뉴브릿지는 HSBC가 제일은행 인수에 적극 나서자 복수 인수 희망자가 있다는 이야기를 시장에 흘리는 등 가격을 끌어올리려는 듯한 인상을 줬다. 최근에는 그 동안 철저히 베일에 가려졌던 실사 작업에도 불구 SCB가 최종 실사에 참여했다고 친절하게 확인을 해주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뉴브릿지의 제일은행 매각 가격 끌어올리기가 너무 노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결국 대규모 삼성생명 주식 매입 자금 부담을 최소화해 단기 차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정작 감독당국은 외국계 대형 투기 펀드의‘모럴 헤저드’는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다며 손을 놓고 있다.
그나마 삼성생명 지분 매입의 경우 현행 보험업법에 따라 뉴브릿지의 대주주 요건을 심사하는 게 고작이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현행 은행 및 보험업법외에 펀드의 무분별한 투자 과정에서의 모럴헤저드를 규제할 방도가 없다”며“향후 모럴 헤저드 제재 필요성을 포함 세부적인 논의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정훈 기자 repo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