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중소형 신용정보업계는 가뜩이나 회수율이 떨어져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대형금융기관들의 자회사 ‘밀어주기’가 중소형 신용정보사들의 고사를 초래할 수 있고 결과적으론 전체 신용정보업계의 경쟁력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기관들은 그동안 경쟁체제를 도입해 신용정보사들에게 채권물량을 배분해온 결과에 따른 선택으로 일방적인 자회사 ‘밀어주기’는 아니라고 말한다.
■ 신규채권확보에 인력수급 한창
최근 국민은행과 삼성카드에서 대규모 연체채권을 수임받은 신용정보업체들은 행복한 고민속에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1조원이상의 신규물량이 확보됨에 따라 이를 담당할 직원을 충원해야 하지만 우수 채권추심원 확보가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규물량을 확보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경영악화 환경을 타개해 나갈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KB신용정보. 국민은행의 자회사인 KB신용정보는 3~4조원 규모의 채권을 조만간 수임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신규채권추심인 모집에 들어갔다. 아직 구체적으로 채권추심인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300~400여명선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KB신용정보는 채권추심원만 1300명을 갖춘 명실상부한 리딩 신용정보사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서울보증보험·삼성카드 공동출자기관인 SG신용정보도 이달중으로 삼성카드 채권 1조원에 대한 수임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서울보증보험 1조8000억원, 삼성캐피탈 8000억원에 이어 삼성카드 채권 1조원을 수임받게 되면서 신생기업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시장에서의 자리를 굳히게 된다.
고려신용정보도 삼성카드채권 8000억원을 신규로 확보하면서 300여명의 신규채권추심인 모집에 들어갔다. 또한 3분기에 이어 올 연말까지 흑자경영을 이어가게 됐다.
■ 악성채권도 구하기 힘들어
신규채권을 수임한 신용정보사들과 달리 중소형 신용정보사들이 느끼는 겨울 한파는 매섭기만하다. 경기악하로 회수율이 급락하면서 추심인력들이 동요하는데다 금융기관들이 채권을 직접 또는 자회사를 통해 추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LG카드의 채권을 전담하며 업계 1위로 성장을 거듭해 오던 미래신용정보의 경우 박해춘 사장이 LG카드에 부임하면서부터 신규물량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카드가 자체조직을 통해 채권추심을 늘려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사들의 어려움은 더욱 크다. 금융채권물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통신채권의 경우 일부사들이 독점하고 있어 상사채권으로 눈을 돌려보지만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한 신용정보사 관계자는 “시장에 나오고 있는 물량들이 대부분 악성채권쪽에 포함돼 회수율이 낮다”며 “이러한 채권들조차도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