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저축은행은 영업정지 처분으로 인해 6개월간(2004.9.20~2005.3.19) 수신과 대출 등 일체의 업무가 중단됐다.
이번 영업정지에 대해 금감위는 자산·부채를 실사한 결과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고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지도기준에 미달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표1 참조>
■ 부실금고 인수·소액신용대출 부실이 주범
저축은행업계는 한마음저축은행의 영업정지에 대해 ‘이미 예상됐던 일이 현실로 벌어졌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드디어 터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저축은행업계는 이번 사태는 100% 경영진의 잘못으로 분석하기 보다는 구조적인 문제와 최근 심화된 지역경제 침체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한마음저축은행은 구조적으로 △부실금고 인수로 인한 경영부담 △경영정상화 지원자금의 감소 △소액신용대출 부실 △경영진의 방만한 운용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지난 2000년 5월 삼보신용금고가 3개 금고(대동, 동남, 복산)와 대등합병을 통해 부산지역 최초의 통합금고(총자산 5289억원)로 설립된 한마음저축은행(구 한마음신용금고)은 영업개시 한달만에 당시 부실금고로 분류된 한일, 부일신용금고를 인수했다. <표2 참조>
당시 한일, 부일신용금고의 부실규모는 1200여억원선. 부실금고 인수후 외형성장에만 치중해온 한마음저축은행은 자산규모면에서 전국 6위로 자리잡았지만 부실폭을 줄이는데는 실패했다.
이번 부실도 신규부실의 발생으로 생긴것보다는 설립당시 끌어안았던 부실을 줄이지 못한 것이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또한 부실금고 인수로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에서 출연한 경영정상화 지원자금이 대폭 감소한 점도 경영악화를 가속화시켰다.
예보는 지난 2000년 6월, 7월 두 번에 걸쳐 한마음저축은행에 각각 660억원, 576억원 등 총 1236억원을 지원했다. 현행 경영정상화 지원자금의 경우 예보는 저축은행에 지원금을 일시에 지급하는 방법 대신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토록 하고 이 채권의 이율에서 나오는 이자금액을 3개월에 한번씩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2000년 8.50%의 국민주택채권수익률은 2001년 6.94%, 2002년 5.69%로 계속 감소세를 기록해 왔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에 지급되는 경영정상화지원금도 감소해 사실상 경영정상화는 불가능한 상황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부실금고 인수로 야기된 경영악화외에도 지난 2001년 11월부터 시행한 소액신용대출의 부실도 이번 영업정지의 주 요인이 됐다.
한마음저축은행은 높은 대출이자로 초기 막대한 수익을 얻었지만 신용위기 이후 급등한 연체율도 현재 소액신용대출 1200억원의 80%이상을 차지한 상태이다.
이로인해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높아진 상태에서 부산지역의 지역경기가 침체돼 여신이 줄어드는 등 이중고를 겪어 왔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관활 지역경기 악화는 저축은행의 수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신규수익이 없는 상태에서 연체율의 급등은 증자없이는 독자생존을 어렵게 만드는 상황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추석전 영업정지 고객불편 가중
업계, 고객 동요 적어 일단 안심
■ 경영정상화 사실상 어려워
앞으로 1개월 이내에 경영개선계획을 제출, 금감위의 승인을 받을 경우 한마음저축은행은 영업을 재개할 수 있다.
그러나 저축은행업계에서는 경영개선계획의 경우 대부분 증자 계획뿐인데 그동안 대주주를 주축으로 증자를 계획해왔지만 결국 영업정지까지 받은 상태여서 증자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마음저축은행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공개 매각뿐이지만 이도 사실상 불투명한 상태이다.
우선적으로 시장에서 저축은행 인수의향을 밝힌 제조업체나 개인사업자가 많다곤 하지만 대부분 중소형사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자산 1조원의 대형저축은행을 인수할 여력이 있는 인수자가 나타날지는 두고봐야 한다”며 “하지만 사실상 저축은행의 M&A가 중소형사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사실상 매각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운 상태”라고 말했다.
영업재개나 매각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저축은행업계는 한마음저축은행의 청산가능성에 손을 들고 있는 상황이다.
■ 고객·업계·예보 3자 피해
한마음저축은행이 청산될 경우 고객·저축은행업계·예보 등이 사실상 피해를 입게 된다.
현재 한마음저축은행의 거래계좌는 8만586좌(1조422억원)로 이중 5000만원 이하는 8만201좌로 전체의 99.21 %(9951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5000만원 초과 고객의 예금규모는 471억원에 달하지만 이중 개인당 5000만원을 보장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마음저축은행의 청산으로 고객이 피해를 입는 금액은 대략 278억원이다. 그러나 추석을 앞두고 영업정지를 받은만큼 고객들의 불편은 가중되고 있다.
특히 한마음저축은행이 부산지역 중소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만큼 일반 고객은 물론 기업들도 일시적인 자금부족현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저축은행업계도 그동안 쌓아왔던 저축은행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아직까지 고객들의 예금인출 소동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저축은행의 네거티브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 저축은행업계는 막대한 자본과 시간을 들여야만 이미지를 원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대규모 예금인출은 발생하고 있지 않지만 고객들이 거래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에 신경쓰고 있다”며 “당장에는 BIS비율이 낮은 저축은행들이 어려움을 겪겠지만 이미지 훼손으로 전체업계에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예보도 최근 경남 한나라저축은행에 이어 한마음저축은행까지 매각될 예정이어서 비상이 걸렸다.
이미 저축은행의 보험계정이 바닥난 상태에서 보험료보다 보험금이 많이 나가는 이른바 ‘사차(死差) 역마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과 보험 등 이웃 계정에서 대신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이미 1380억원을 빌려와 지급한 상태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특히 이번 파장으로 저축은행업계의 줄도산이 이어질 경우 예보도 큰 타격을 입게 돼 IMF이후 또다시 추가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하게 된다.
<표 1>재무현황
(단위 : 백만원, %)
<표 2>한마음저축은행 설립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