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PF 탐방 <3>하나은행

“프로젝트 파이낸싱 변할것”

인수금융이 국내에 본격 상륙한 것은 3~4년에 불과하다. 이 같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 시중은행 대부분이 인수금융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다. 인수금융시장을 처음 개척한 은행이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이 인수금융에 처음 나섰을 당시, 이 분야에 대한 경험을 갖춘 전문가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나은행 윤상준 팀장은 “당시 담당자들은 관련 자료와 서적을 찾고 연구하며 인수금융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첫 시도가 지난 2001년 하이닉스 반도체의 수(水)처리 시설을 프랑스의 비벤디 워터(Vivendi Water)에 매각한 것이다.

하이닉스가 갖고 있던 이천 본사의 정수 및 초순수 시설과 청주 사업장 및 구미 공장의 초순수 및 폐수 처리시설 등 2077억원에 매각했다.

당시 하이닉스는 자금난에 빠져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구목표를 마련하고 있었고 비벤디는 국내에서 안정적인 서비스 수입을 거둘 수 있는 사업을 찾고 있었다.

이 같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자 하나은행이 중간에서 인수금융을 주도한 것이다.
최근에는 역삼동의 로담코 타워의 인수를 주관하며 변치 않는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개발에는 약간 주춤하고 있는 편이다. 지난해 포항에 골프장을 개발한 것과 현재 추진중인 영종도에 950억원 규모의 72홀 골프장건설 프로젝트에 신디케이션론을 주관하는 것이 눈에 띄는 정도.

부동산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은 선분양제로 수익성이 높은 부동산은 거의 개발됐기 때문이다.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무리하게 개발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시중은 가운데 자산연체율과 보수연체율이 가장 낮은 곳이 하나은행이라는 사실이 말해주듯 부동산투자도 까다롭게 추진된다.

윤 팀장은 “부동산투자는 한층 더 보수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투자결정에 앞서 리스크측정을 가장 먼저 실시하고 다음으로 리스크 경감대책이 있는지, 없다면 어떻게 만들 것인지의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리스크측정은 부동산 수요공급 등의 시장 리스크와 시행사 및 주주들의 사업시행경험을 심사하는 스폰서 리스크, 개발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기술적 리스크와 마지막으로 담보 등의 채권보전대책 등으로 이뤄진다.

여러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치고 하나은행의 강점인 심사시스템을 또 한번 통과해야만 비로서 투자가 이뤄진다.

향후 윤 팀장은 프로젝트 파이낸싱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선분양제도 하에서는 분양대금으로 토지취득비용과 건설비용을 모두 충족할 수 있었으나 후분양제가 실시되면 건설자금 자체를 프로젝트 파이낸싱해야 한다는 것.

윤 팀장은 “은행들도 토지취득자금 중심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에서 건설자금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PF 탐방 〈2〉 국민은행

은행권 PF 탐방 <1> 우리은행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