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상투자 확대바람 부나
KTB네트워크의 자회사인 KTB자산운용이 조만간 500억원 규모의 엔터테인먼트펀드(가칭)를 판매할 계획이어서 영상투자에 많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의 영상투자조합이 100~200억원 규모인데 비해 이번 펀드는 규모뿐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는 등 기존과는 다른방식의 투자이기 때문이다.
처음 벤처캐피탈사들이 영상펀드를 결성한 것은 ‘쉬리’ 등 국내 블록버스터영화에 대한 수익성이 확인된 지난 2001년. 그러나 이후 ‘아유레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등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흥행실패로 많은 벤처캐피탈사들은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단적으로 KTB네트워크가 지난 2001년 8월 결성한 100억원 규모의 시네마1호 펀드도 ‘아유레디’ 등으로 70%에 가까운 손실을 입었다.
한국기술투자의 문화컨텐츠펀드(2001년 11월 결성)도 총 34억원 중 5억원만을 영화산업에 투자할 만큼 영상투자에 대한 벤처캐피탈업계의 관심도는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올드보이, 장화홍련,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등 한국영화의 잇단 흥행가도로 인해 벤처캐피탈업계의 투자가 활기를 띄고 있다.
중기청이 지난 3월 실시한 전문투자조합결성에서 영상투자조합에만 5개 펀드가 신청, 경합을 벌릴 정도였다.
■ 무분별한 투자 손실 우려
일각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너무 성급한 판단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특히 실미도나 태극기 휘날리며 등 한국형 블록버스트영화들이 ‘1000만 관객시대’를 달성했지만 이는 영화의 상품적 측면이기 보다는 사회적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영화제작 관계자는 “아직까지 영화기획단계에서 예상되는 관객수는 600만명선”이라며 “비록 이번엔 사회적 현상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지만 얼마나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지는 알수 없다”고 밝혔다.
수익성 측면외에도 문제가 되는 것은 투자 규모. 영상투자조합의 평균 수익율은 10~20%정도로 회수기간이 짧은점을 감안하면 CRC조합의 평균수익율(2003년 3월말 기준) 14.5%에 비해 적은 수치가 아니다. 그러나 영상투자의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투자금액은 크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한 영화에 몇십억씩 투자하는 것은 너무나 큰 위험을 안게 된다는 지적이다.
영상투자의 경우 벤처투자와는 달리 흥행에 참패할 경우 회수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아직까지 전문적 영상투자 심사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제작자나 배우를 보고 투자금액을 정하는 것은 확률 높은 도박과 같다고 주장한다.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