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벤처M&A시장은 중요한 기로에 놓여있다.
벤처M&A시장의 기대감으로 모처럼 코스닥시장이 활성화된 이때 예전처럼 기업사냥꾼들의 사냥터가 돼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벤처캐피탈업계는 M&A시장이 불황의 탈출구로 작용하는 만큼 단기적인 수익만을 노린 투기성 인수합병보다는 부실벤처기업을 축소하고 우량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M&A시장이 정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M&A시장의 활성화뿐 아니라 향후 벤처투자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 M&A주변여건 정비 필수
M&A의 활성화를 위해선 무엇보다도 M&A관련 제도개선 및 전문가 양성이 중요하다.
특히 객관적인 기업가치 평가방법 개발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은 M&A의 시장 활성화의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키포인트로 작용한다.
과거 M&A를 통해 부당내부거래, 편법상속, 시장 교란 등의 문제점이 발생한 만큼 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업계는 M&A 시장의 건전성 문제 뿐 아니라 인수가격차의 문제로 M&A계약이 난항을 겪는 경우가 많은 만큼 기업가치의 객관적인 평가도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평가방법 개발 외에도 벤처기업의 경우 제조업이냐 IT냐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며 “각 업권별에 정통한 M&A전문가 양성은 평가방법개발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점이 제기됨에 따라 중기청은 지난 21일 벤처기업 M&A 공인평가기관을 설립했다.
M&A공인평가기관에서는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전문위원회가 벤처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내용을 전문적으로 심의하게 된다.
중기청 관계자는 “M&A 절차 간소화와 전문성 확보를 통해 그동안 음성적이고 편법적으로 이뤄졌던 M&A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VC업계의 자구노력 필요
벤처캐피탈업계는 이제는 M&A가 단순히 기업을 사서 되파는 것이 아닌 벤처시장의 정화를 위해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그동안 M&A, CRC의 경우 부실기업을 살리려는 노력보다 내부자산 매각 등을 통해 단기수익을 얻으려는 의도가 많았다.
벤처캐피탈업계는 이러한 관행이 지속된다면 단기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진 몰라도 벤처시장 전체의 경쟁력을 악화시킬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벤처캐피탈업계는 M&A전문가 양성 교육과 더불어 투자기업들간의 성공적인 M&A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벤처캐피탈협회는 업계와 외부 전문가로 이뤄진 위원회를 구성, M&A활성화를 위한 네트워크 프로그램 개발에 한창이다.
한국기술투자 박동원 사장은 “처음부터 내부자산을 매각하려고 인수한 것은 아니겠지만 향후 발전방향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손실폭을 줄이기 위해 자산을 매각하는 등의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며 “앞으로 부실기업을 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회사들이 M&A에 참여해 성공적인 사례를 남겨 M&A에 대한 이미지제고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