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벤처캐피탈업계는 1세대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또한 벤처거품 이후 전반적인 시장악화에서 구조조정, 수익원 개발 등 노련한 위기관리능력으로 경영정상화를 이뤄내는 등 벤처캐피탈업계의 주요업무를 처리해 왔다.
이제 벤처캐피탈 업계는 제2의 도약을 위해 젊은 피를 수혈하고 있다. LG벤처투자 구본천 사장〈41세〉, 일신창업투자 고정석 사장〈48세〉에 이어 지난 29일 한국기술투자가 이사회에서 박동원 상무〈사진·43세〉를 신임사장에 선임함으로써 벤처캐피탈업계는 40대 중심의 ‘2세대 경영인 시대’를 맞게 됐다. 이미 벤처캐피탈사들의 이사 대부분이 40대로 구성돼있는 현실에서 앞으로 40대의 2세대 벤처캐피탈리스트 중심의 세대교체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미 벤처캐피탈사들의 주요투자는 이사진을 중심으로 결정, 실행되는 상황에서 업계의 전반적인 이해없이 외부인사가 경영에 참여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술투자의 박동원 신임사장도 대표적인 제2세대 벤처캐피탈리스트 중 한명으로 지난 89년 한미창투의 투자심사역으로 시작해 2003년 한국기술투자 투자총괄본부장을 역임한 벤처투자 15년의 경력을 갖고 있다.
박동원 사장은 지난 89년 벤처투자 심사를 시작한 이후 인터파크, 다산네트웍스, 피코소프트 등 투자기업의 잇단 코스닥 입성으로 벤처투자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특히 피코소프트의 경우 2848%라는 경이로운 수익률은 지금도 업계에서 회자될 정도로 유명하다.
또한 국내에 후행투자(Post-Investment)를 새로운 벤처 투자모델로 정착시킨 인물로, 한국기술투자는 2000년과 2002년 카메라폰 핵심부품 업체 엠텍비젼에 후행투자를 집행해 큰 성과를 보고 향후 후행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벤처투자외에도 M&A, CRC 현장전문가이기도 한 박동원 사장은 지난 99년 네이버와 한게임을 발굴해 110억원대의 단독투자를 집행, 이후 네이버와 한게임 합병기업 NHN의 탄생으로 벤처투자와 기업 M&A에 성공모델을 만들었다. 또한 미도파 구조조정과 기아특수강 기업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최근에는 (주)한창의 M&A 사업을 주도적으로 전개했다.
이처럼 2세대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은 벤처투자외에도 M&A, CRC 등 다양한 업무경험을 통해 향후 벤처캐피탈업계의 성장에 부합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평가이다.
한국기술투자 관계자도 “경영정상화에서 한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며 “앞으로 이러한 양상은 더욱 더 커질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기술투자는 국내투자 부문을 박동원 신임 대표이사가 총괄하고, 해외펀드 등 글로벌투자 부문은 서갑수 회장이 지휘하는 체제를 갖추게 됐다.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