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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자본의 국내은행 본격공략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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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3-09-24 19:27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이재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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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이후 미국의 투자펀드 Lone Star가 12억 달러에 외환은행을 인수했고 영국의 Standard Chartered는 한미은행 지분을 10% 매수했다. 그 밖에도 하나은행, 교보증권 등에 대한 외국자본의 지분확대도 추진되고 있다. 또 다시 외국자본 및 외국은행의 국내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97년 외환위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개방 정도는 상당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대체로 선진국보다 낮은 것은 물론이고 동남아, 중남미 제국보다도 낮았다. 그러나 지난 6년 동안 외국자본 및 외국금융기관들의 국내 시장진입은 매우 활발했다.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부실한 국내 금융산업의 회생을 위해서 외국인투자 유치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제일은행 등 부실 금융기관의 해외매각은 금융구조조정의 주요 과제였으며 국민, 외환, 한미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에 대한 외국자본의 참여도 크게 늘었다. 시티은행, HSBC 등 세계 거대은행들의 국내영업도 더욱 활발해졌다. 한편 국내은행간 합병 및 금융지주회사 출현 등 은행의 대형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은행의 수도 과거에 33개에서 19개로 대폭 줄었다.

이런 가운데 국내시장에서 외국은행과 국내은행간의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종래에 외국은행들의 국내영업은 주로 금융기관 및 대기업을 상대로 소위 도매금융에 치중해왔다. 그러나 근래에는 가계 및 중소기업을 상대로 하는 소매금융에까지 업무영역과 비중을 늘리고 있다.

당초에 외국자본의 국내 은행시장 진출이 확대된 것은 국내 은행의 부실화 및 재무구조 악화가 주요 원인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내 금융시장을 보호하고 외국자본의 진입을 억제하던 보호막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와 함께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 합병, 매각, 퇴출 등 부실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최근에도 국내은행은 여전히 자본이 부족하고 재무구조가 불안한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은행이 아직도 위기관리 능력이 취약해서 금융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몇 년 동안 가계대출과 신용카드의 폭발적인 증가세는 이제 금융시장의 커다란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SK글로벌 부실채권, 신용카드 연체율 급등 등으로 대손충당금 적립이 대폭 늘어나면서 은행의 자본, 이익 및 주가는 저조하다. 금년 상반기에 은행들의 순이익은 전년동기에 비해서 87%나 줄었다. 최근에 외국자본이 더욱 본격적으로 은행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국내 금융산업의 이러한 근본적인 취약성 때문이라고 하겠다.

외국자본의 적극적인 국내 은행시장 공략은 우리에게 상당한 거부감과 함께 불안감을 준다. 이런 추세로 나가면 외국자본이 국내 은행시장을 지배하게될 우려도 없지 않다. 그러나 부실하고 낙후된 은행을 무작정 보호하거나 방치해서 될 일은 아니다. 오히려 국내시장을 적극 개방하고 외국은행과 경쟁을 통한 강력한 국내은행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러기 위해서 금융기관의 건전 경영을 위한 금융감독을 강화하고 은행경영 및 규제감독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은행경영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줄이고 자율경영, 책임경영을 촉진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은행의 민영화도 시급한 과제이다. 관치금융과 정경유착 등 과거의 불건전한 금융관행을 개혁해야 한다. 거대 외국은행들과 힘겨운 경쟁을 벌이는 국내은행을 정부가 돕지는 못할 망정 사사건건 팔 비틀고 발목 잡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은행도 과잉인력을 정리하고 자산건전성을 높이고 외국은행의 경영합리화와 위험관리 등 선진금융기법을 하루 빨리 도입해야 한다.

외국은행의 선진금융서비스와 효율적인 자금배분, 투명한 경영은 기업, 가계 등 국내 금융서비스 이용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혜택과 편의를 제공한다. 국내은행이 앞으로도 비능률과 낙후에 계속 안주한다면 국내기업 및 가계도 국내은행보다 외국은행을 선호하게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인플레가 극심한 중남미제국에서 국민들은 자국화폐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미국 달러화를 선호한다. 마찬가지로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제국의 은행들이 끊임없이 부실화되고 국민의 신뢰를 잃은 나머지 국민들이 외국은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외국자본의 국내진출 확대가 국내은행의 경영합리화를 이룩하고 정부의 불필요한 간섭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국내은행의 비능률과 무분별한 대출확대, 기업의 투자낭비를 줄이고 외환위기의 재발을 막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리라는 기대를 해본다. 그럼으로써 국내 금융산업의 경영투명성과 위기관리가 국제기준에 부합되고 한국이 동북아 금융중심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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