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수 씨가 조흥은행장으로 내정된 것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역량을 모아 조흥은행 회생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된 이후 조금씩 이를 지지하는 직원이 늘어가는 추세다.
물론 아직까지는 신한지주의 약속 위반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파업이후 극도로 악화된 국민 여론이 행장 선임 반대투쟁으로 이어져 연일 언론의 비난공세에 시달리면서 고객들의 따가운 시선에 지친 직원들이 현실을 인정하고 새출발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에 귀 기울이는 분위기다.
최근 행내 게시판에 올라온 흑묘백묘론은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순수한 조흥출신이든 아니든 조흥은행 회생에 도움이 된다면 받아들여야 한다며 오히려 조흥은행 개혁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외부인이나 다름없는 최동수내정자가 적격일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IMF이전까지 국내 최고 은행임을 자부해온 조흥은행을 ‘매각’이라는 구렁텅이까지 몰아넣은 선배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외부 영업파인 최동수행장 내정자 인정분위기에 한몫을 하고 있다.
조흥은행 한 관계자는 “행원부터 시작해 조흥은행에서 평생을 몸담았던 선배들의 노고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의 영광에 매달린 경영진의 현실감각 부족이 매각과 파업이라는 상황을 불러온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함께 파업 당시 합의문 작성에 참여했던 노조의 미흡한 일처리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임 행장을 조흥출신으로 합의하면서 ‘조흥출신’이라는 문구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하지 않아 이 같은 사태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김정민 기자 jm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