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란 이후 고금리 시절에는 외국은행들이 본국에서 낮은 금리의 자금을 들여와 높은 금리로 운용하는 `땅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았으나 저금리 시대를 맞아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외국은행 국내지점 경영 현황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진출해 있는 40개 외국은행 62개 지점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3천210억원으로 전년대비 47.5%(2천906억원)나 줄어 2년 연속 감소세가 지속됐다.
반면 국내 은행들(일반은행 기준)의 당기순이익은 3조3천53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6.1% 감소에 그쳤다.
외국은행 지점들의 당기순이익은 외환 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7천251억원에서 1999년 3천837억원으로 급감했다가 2000년에는 7천460억원으로 회복됐으나 이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외국은행 지점들의 총자산이익률(ROA)은 2001년 1.05%에서 지난해 0.50%로 급락한 반면 국내 은행들은 0.51%로 0.15% 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외국은행 지점들의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59%로 전년의 13.27%에 비해 크게 떨어졌고 국내 은행의 9.72%에도 훨씬 못미쳤다.
다만 고정 이하(3개월 이상 연체) 부실 여신의 비율은 외국은행 지점이 0.92%로 국내 은행의 2.4%에 비해 크게 낮아 자산 건전성에서 앞서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직원 1인당 당기순이익은 외국은행 지점이 1억1천200억원으로 국내 은행의 5천만원에 비해 2배가 넘었고 1인당 자산도 외국은행 지점은 226억원으로 국내은행의 110억7천만원보다 훨씬 많았다.
한은은 "외국은행 지점간의 경쟁 격화와 국내 은행의 외환 영업 확충, 국내 은행의 신용도 상승에 따른 은행간 대여 마진 축소 등으로 2001년부터 외국은행 지점들의 경영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은행 지점 중에서도 미국계나 유럽계는 영업 환경 변화에 대응해 파생상품 투자 등을 확대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으나 주로 예대 마진에만 의존하는 일본계는 환란 이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강종철 기자 kjc01@epayg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