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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감소 막기위한 환율고수 ‘안간힘’

강종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7-19 19:02

전세계 통화공방 갈수록 가열

당국 적시 외환시장 개입 ‘불가피’



전세계적으로 환율 전쟁이 가시화 하면서 우리 정부도 원화 환율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미 넘치는 달러화를 사들이기 위해 정부는 외평채 발행한도를 4조원 더 늘려 놓고 본격적인 전투가 벌어질 것에 대비하고 있다. 외환 시장 안정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한 것이다.

외환시장은 이같은 외평채 발행한도 증액이 단기적으로 환율하락 기대심리를 제어하고, 장기적으로 글로벌 통화전쟁에 대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이 자국 통화 절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슈뢰더 독일 총리가 ECB(유럽중앙은행)에 시장개입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통화전쟁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에 대한 기축통화 국가들의 위안화 절상압력이 원화 등 아시아 통화 강세로 연결될 수 있는 점도 외평채 발행한도 증액의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 정부의 이런 조치는 우선 대일 무역적자 확대를 우려해 원화 절상률이 엔화에 비해 과도하게 커지는 상황을 방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주식순매수로 유도된 수급 불균형에 따른 하락 기대심리가 강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도 깔린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외평채 발행한도증액에도 불구, 환율이 하락 추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반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외국인이 거래소에서 연속 주식순매수 행진을 벌이고 있고 단기적으로 달러가치 회복 가능성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외평채 발행한도 증액이 곧바로 발행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환율 상승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하지만 환율이 계속 내려갈 경우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마저 채산성이 악화돼 거시경제 운영이 어려워지게 된다.

당국은 원/달러 환율의 지속적인 하락은 미국 달러화의 약세와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 증가 이외에 투기적인 요인이 매우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환율의 연착륙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외국의 거대 자본들이 경제 기본 여건에 상관없이 국내 증시로 몰려 주가 상승으로 차익을 남긴 뒤 환율 하락을 통해 다시 환차익을 얻어가는 등 이중으로 이득을 취하면서 국내 시장을 농락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이 감소하고 중소기업의 경우는 수익성이 떨어져 유동성 위기마저 우려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어 우리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환율 하락은 달러를 매입하면 되기 때문에 달러를 팔아야 하는 환율 상승에 비해 대처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다. 현재 경제단체와 연구소들은 적정 환율을 1227∼1240원으로 잡고 있다. 일부에서는 우리나라 증시로 몰려드는 외국인 투자자금을 보며 국제적인 환투기세력의 공세가 시작됐다고 자극적인 주장도 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최근의 원/달러 환율 하락이 미국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하반기에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 환율 하락도 멈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지난달 말 국제결제은행이 내놓은 연차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에게 환율방어를 그만 두고 내수를 부양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미국과 같은 나라의 통화 및 재정확장 정책은 국제수지 적자와 금융자산의 버블을 심화시킬 수 있으며 지속 가능한 세계경제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제수지가 견실한 나라들이 내수를 부양하는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은 수출지향 전략을 중단하고 통화가치 절상을 용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결국 우리나라더러 수입 증가와 수출 감소라는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강요하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은 정부의 외환 시장 개입을 중단하고 환율을 자유시장에 맡기라는 것인데 지금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건 우리만이 아니다. 시장규모가 우리보다 큰 일본은 더 큰 규모로 개입하고 있다. 고정환율제를 택한 중국도 사실은 마찬가지다. 한중일 3국의 외환보유액이 1조달러에 이른다는 것은 결국 지난 수년간 시장에 넘치는 달러를 외환보유액으로 쌓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 동아시아 국가들은 저평가된 통화가치, 즉 환율을 최대 동력으로 삼아 성장을 지속해온 것이다.

결국은 정부가 얼마나 티나지 않게 적시에 시장 개입을 효과적으로 잘 하는가에 우리 경제가 달려 있다고 하겠다.



강종철 기자 kjc01@epayg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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