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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노동조합 이건희 위원장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7-02 22:19

“조합원이 수용하는 합병의 여건 만들 터”

노조의 선명성, 존립을 위한 활동은 지양

“강한 응집력, 합병 저해할 수 있어”


“행동하지 않은 양심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조흥은행과의 합병과 관련해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신한은행, 그중에서도 언론의 초점이 맞춰져 있는 노동조합의 이건희 위원장은 위원장으로 나서게 된 배경을 이렇게 밝혔다.

이 위원장은 본인 스스로가 말하듯이 노조 활동을 하는 이유가 엄청난 사명감이나 정치적 욕심 때문은 아니다.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겠지만, 개선의 여지가 있다면 가능한 한 내가 직접 나서서 바꾸고 싶은 생각에 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노조가 정치 세력화하는 것은 지양하겠지만 철저하게 정치적인 활동을 펼치겠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즉 노조의 활동이 노조의 정체성을 유지하거나 존재를 위한 도구로 전락하는 것은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정책과 대안으로 무장해 얻을 것은 얻어내고 양보할 것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서겠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이 위원장의 태도는 “나는 철저하게 현실론자”라는 평소 습관처럼 사용하는 말과 무관하지 않다.

향후 진행될 조흥은행과의 합병 과정에서도 위원장의 이러한 성향은 노조 활동에 적극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위원장은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조합원들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으며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며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노조와 위원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직원들이 바라고 요구하는 합병의 비전과 희망을 구축하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원장은 앞으로 노조활동을 주도하는데 있어서 많은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남에게 숨김 없고 진실한 이 위원장의 태도는 일견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때로는 감정에 치우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 위원장은 “다른 사람과의 갈등을 가장 싫어한다”며 “어색하고 서투르지만 남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속이지 않으려는 행동이 때로는 거친 말투와 태도로 보이는 것은 가장 큰 단점”이라고 자신의 약점을 스스럼 없이 드러냈다.

신한은행이라는 조직 자체가 다른 조직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배타적이고 내부간에는 극도로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합병과 관련해서는 단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지적이다.

“이러한 조직 문화가 신한은행의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절대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고 이 위원장은 신한은행의 직원으로서 은행을 평가했다.

중학교 2학년때 형제들과 서울에 상경해 지금까지 이 위원장은 별반 행복할 것 없는 시간을 보냈지만, 그렇다고 부끄럽게 생각하거나 후회해 본적은 없다고 말한다.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친구와 아는 분의 집을 전전하며 배고픈 적도 많았고 대학 시절때도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라며 “하지만 공부도 맘껏 해보았고 나름대로 시간을 쪼개서 학생회 활동에도 참여하는 등 나름대로는 내가 생각하는 소신대로 살아온 것을 다행이자 자랑으로 여긴다”라고 회상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대학시절부터 언론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현실 문제에 유난히 관심이 많았던 경제학도로서 언론사에 응시했다가 낙방한 적이 있다”며 “언론은 상당히 매력적인 존재”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63년 충남 광천 출신으로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91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93년부터 97년까지 노조의 간부를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5월 신한은행 노조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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