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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CEO, 제후 CIO

김미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7-02 22:19

[기자수첩]

국민은행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행장의 ‘내부 기강 다지기’ 발언이 연일 신문지상을 요란하게 장식하고 있다. 국내 최대 금융회사 라고는 하지만 일개 은행의 행장이 금융산업이나 정책에 관해 말한 것도 아니고 내부 기강 잡기에 나서며 한 말이 톱뉴스로 취급되는 걸 보면 김 행장이 금융계의 ‘황제’라는 것이 실감난다.

감사원 감사 결과 때문에 또 다시 ‘퇴진 압력설’에 휩싸인 김 행장이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는 요즘, 금융권과 IT업계에서는 국민은행 CIO인 서재인 부행장의 향후 거취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감사원에서 국민은행의 전산 과투자를 지적하면서 담당 부행장의 책임을 묻도록 인사자료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임원 인사시부터 ‘새로운 CIO가 올 때까지’란 꼬리표를 달고 업무를 처리하던 서재인 부행장은 최근 열린 행내 경영협의회에서 내년 2월말까지 공식 유임됐지만 감사원 통보로 인해 그 거취는 다시 불투명해지고 있다.

문제는 서 부행장의 행로가 김 행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이나 IT업계 사람들은 나름대로 서 부행장의 미래에 관한 변수를 따져보다가 “행장이 어떻게 되느냐가 제일 중요하지”라고 말을 맺곤 한다. 어쨌거나 행장의 의중이 CIO 인사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황제 CEO에 제후 CIO인 셈이다. 어느 기업이건 CEO의 경영전략과 뜻에 따라 경영진이 바뀔 수 있지만 CEO의 행보에 따라 CIO의 위치가 언제든지 미궁에 빠질 수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CIO는 전산담당 임원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전산업무에서는 CEO다. 외국에서는 담당 분야의 예산과 인사를 모두 책임지며 이에 관해서는 최고 경영자도 간섭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조흥은행 파업사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산은 금융기관의 혈맥과 같다. 국내 금융기관에서도 그 혈맥을 총괄하는 CIO의 위치가 CEO때문에 흔들리는 일이 없어졌으면 한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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