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은 18일 오전 9시 서울 광교 조흥은행 본점 주차장에서전국 각 지역에서 올라온 노조원 5천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파업 선언식을 갖고 "정부가 미국의 압력으로 명분 없이 조흥은행을 졸속 매각하려 하고 있다"면서 총파업 강행을 공식 선언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이용득 금융산업노조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조흥은행 노조와의 독자 생존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버렸다"고 비난하고 "현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총파업 뿐"이라고 강조했다.
허흥진 조흥은행 노조위원장은 "우리의 주장은 정부가 이미 공언한대로 단계적 민영화와 독자 생존을 지켜 달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흥은행 노조의 전면 파업 돌입에 따라 전산인력 및 대체인력 부족으로 각 지점의 업무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이며 전산시스템 가동에 이상이 생길 경우 은행권 전체의 혼란이 우려된다.
조흥은행 노조 관계자는 "정부와 신한금융지주측의 매각 협상이 급진전되면서 금주내 타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총파업 돌입 시기를 당초 예정했던 25일보다 일주일 앞당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흥은행 노조는 이번 파업 투쟁의 성패가 전산시스템 가동 중단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보고 논현동 중앙전산센터 소속 조합원 300여명을 지방에 위치한 제3의 장소에 집결시켰다.
이에 따라 조흥은행은 전산관리 대체인력 80명을 전산센터내에 비상 배치했다.
조흥은행은 또 파업에 따른 인력 부족으로 전국 477개 일반 점포를 그대로 운영하기가 어려울 경우에 대비해 지역별로 70여개의 거점 점포만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조흥은행은 "각 지점에서 지점장, 청원경찰, 계약직 등 모두 2천명의 영업인력을 확보해 놓고 있어 정상 운영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특히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본점 직원 300여명을 영업점에 파견 근무하도록 할 방침이어서 다소간의 불편은 있겠지만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원들은 전날 오후 6시부터 서울 광교 조흥은행 본점에 집결하기 시작해 4천여명이 철야 농성을 벌였으며 지방 노조원 1천여명이 이날 오전 6시께부터 본점에 도착, 파업 대열에 합류했다.
강종철 기자 kjc01@epayg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