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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임형 랩 ‘세제 혜택이 문제 아니다’

김성호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4-27 18:48

투신-포괄주문 및 FP 운용자격 허용반대 불변
증권사-“세제 혜택 그림의 떡” 운용여건마련이 우선

정부의 일임형 랩 어카운트 세제 혜택에 대한 증권사들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이번 세제 혜택에 따른 일임형 랩 투자 활성화에 앞서 증권사들이 일임형 랩 운용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괄주문방식과 FP의 운용자격여부가 여전히 투신업계의 허용반대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일임형 랩이 향후 증권업계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정착하고 진정한 투자 활성화를 이루기 위해선 세제 혜택과 같은 향후 문제보다는 증권사들이 이를 원활하게 운용할 수 있는 기반부터 마련해 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일임형 랩 세제 혜택

재정경제부는 지난 24일 일임형 랩을 장기주식형 신탁저축의 범위에 포함시켜 이자 및 배당소득세(16.5%)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일임형 랩에 투자하는 개인에 한해 8000만원 범위 안에서 1년 이상 투자(상장·등록 주식 60%이상)하게 되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현재 일임형 랩 시장 규모가 53조원정도인데 거의 대부분이 법인 고객이고 개인 고객은 20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며, “일임형 랩에 가입하는 개인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상품에 대한 자산가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증권업계 반응 ‘시큰둥’

그러나 증권업계는 정부의 일임형 랩에 대한 이 같은 세제 혜택이 장기적인 측면에선 개인들의 투자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당장 증권사들이 이를 운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그림의 떡’일 뿐이라는 반응이다.

현재 증권사들은 일임형 랩 운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주문방식과 운용인력 자격조건 문제를 놓고 투신업계와 갈등을 거듭하고 있다.

증권사 입장에선 일임형 랩에 투자하는 고객의 자산을 원활하게 운용하기 위해선 포괄주문허용이 반드시 필요하며, 또 그 동안 일임형 랩 운용을 위해 육성해 온 FP의 운용자격도 허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투신업계는 증권사의 일임형 랩 운용에 있어 포괄주문방식과 FP의 운용자격이 허용된다면 이는 엄연히 투신업계의 고유 업무를 침해하게 되는 것이라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더욱이 문제를 중재해 주어야하는 정부마저 증권업계와 투신업계의 주장에 대해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가 곤란해지자 최근 이 문제를 양 업계의 합의 결과에 따라 결정키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사실상 단기간 안에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일임형 랩 운용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지 못한 채 계속 논란만 거듭되고 있는 상태에서 증권사들은 정부의 일임형 랩 세제 혜택에 대해 그다지 달갑지만은 않다는 입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부의 세제 혜택이 고객의 투자 활성화를 도모한다 하더라도 주문방식과 운용자의 자격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증권사들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라며, “증권사의 일임형 랩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정부가 이를 제대로 운용할 수 있는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 6월 시행 어려울 듯

당초 증권사들은 늦어도 올 6월부터는 일임형 랩 영업을 본격화할 방침이었다.

이를 위해 증권사들은 그 동안 일임형 랩을 운용할 수 있는 인력육성은 물론 각종 시스템 구축에 열을 올려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증권업계의 포괄주문방식 및 FP의 운용자격 허용이 투신업계의 강력한 반발로 인해 답보상태에 그치면서 시행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태다.

더욱이 증권사들이 포괄주문방식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준비하고 있는 복수주문방식마저 투신업계가 포괄주문방식과 별반 차이가 없다며 허용을 반대하고 있어 사실상 6월에 영업이 본격화 된다하더라고 운용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증권업협회측에 일임형 랩 주문방식과 운용자격여부를 확실히 매듭지어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며, 증권업협회측은 늦어도 이 달 말까지 투신협회와 합의를 도출해 내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투신업계는 증권사 일임형 랩의 포괄주문방식과 FP의 운용자격이 양 협회간의 협의를 통해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투신협회 관계자는 “포괄주문방식과 FP의 운용자격 여부는 양 협회가 협의를 통해 양보해 주고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권역별에 따른 고유업무가 확실히 명시돼 있는 만큼 절대 증권업계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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