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없는 직원은 나가라’
최근 우리증권이 투자상담 2종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한 계약직 직원들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리증권은 지난 31일 100여명에 이르는 계약직 직원을 대상으로 투자상담 2종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한 20명의 직원에 대해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증권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증권업계의 영업수지가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자격증 미 취득으로 영업활동을 할 수 없는 직원들을 정리해 영업체질 개선 및 고정비용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우리증권은 이미 작년 하반기에 계약직 직원을 대상으로 투자상당 2종 자격증 미 취득자에 한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노조의 반발이 강해 이들에게 자격증 취득 기회를 한번 더 주기로 했던 것.
그러나 지난달 23일 실시된 투자상담 2종 자격증 시험에서 전체 계약직 직원 중 20명 가량이 자격증 취득에 실패함에 따라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우리증권 관계자는 “투자상담 2종 자격증은 증권사 직원이 영업활동을 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자격증”이라며, “자격증 취득 기회를 한번 더 줬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취득하지 못한 계약직 직원들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증권이 투자상담 2종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한 직원들을 정리하고 나서자 업계는 최근 증권사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기본적인 영업활동조차 못하는 직원들을 정리한 것은 당연한 결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경영악화로 정 직원에게까지 명퇴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영업에 가장 기본이 되는 자격증조차 취득하지 못한 계약직 직원들에 대해 계약을 해지한 것은 당연한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증권연수원이 주관하는 투자상담 2종 자격증 시험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비록 투자상담 2종 자격증이 보편화 돼 있는 만큼 시험문제 수준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범위가 워낙 광범위하고 교재가 해마다 개정돼 문제의 난이도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험문제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매 회마다 문제의 난이도 기복이 심해 황당한 경우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체계적인 기준에 따라 시험문제 난이도를 고려해 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투자상담 2종 자격증의 평균합격률은 25%에 그치고 있다.
김성호 기자 s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