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증권사들이 방카슈랑스 진출과 관련 준비단계부터 애를 먹고 있다.
은행권과 짝짓기를 마무리 지은 보험사들이 증권업계와 방카슈랑스 시장진출을 위해 대형증권사에는 적극적인 제휴공세를 펴고 있는 반면 중소증권사는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사가 같은 계열사로 있는 일부 중형증권사의 경우엔 적어도 계열 보험사와의 제휴가 확실시되는 만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진 않지만, 여타 중소증권사는 제휴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사업진행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 LG투자, 대우, 현대증권 등 대형증권사와 교보, 동양종금, SK, 동부증권 등 보험사를 계열사로 포함하고 있는 중형증권사의 경우 방카슈랑스 진출과 관련, 보험사들과의 제휴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반면 그외 중소증권사들은 보험사들의 무관심으로 제휴사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들 증권사가 보험사들로부터 방카슈랑스 제휴와 관련해 관심을 끌지 못하는 이유는 판매처로써의 인지도가 크게 떨어질 뿐만 아니라 상품을 팔 수 있는 거점과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그 동안 영업점이 주식거래 중심으로 운영돼 오다보니 금융상품 판매에 대한 노하우가 없어 보험사들에게 이렇다 할 매력을 주지 못하는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현재 소형증권사들의 영업점 현황을 살펴보면 대부분 30개에서 50개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일부 중소증권사의 경우엔 최근 시장침체로 인한 수익악화로 영업점 수를 대폭 축소 30개미만인 증권사도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전문인력에 있어서도 이미 대형증권사와 일부 중형증권사의 경우 각 영업점에서 보험상품을 팔 수 있는 전문인력에 대한 교육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반면 이들 중소증권사는 사업진출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여서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가 상당히 떨어지고 있는 상태다.
한 소형증권사 관계자는 “대형증권사와 일부 중형증권사에는 방카슈랑스 사업제휴를 맺기 위한 보험사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소형증권사의 경우엔 오히려 증권사가 보험사를 찾아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보험사들은 방카슈랑스 인력이 한정돼 있는 상태에서 이미 수요처가 확실한 은행 및 대형증권사들과 사업제휴를 맺은만큼 솔직히 중소증권사까지 관심을 두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정부 방침대로 일단 은행 및 보험사들이 개인에게만 보험상품을 팔 수 있는 만큼 회사에 대한 인지도와 보유하고 있는 영업점 수가 중요한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중소증권사의 경우엔 두 가지 모두 충족하지 못하고 있어 인력이 한정된 보험사 입장에선 적극적으로 제휴에 나서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