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 하반기 일임형 랩 영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자산관리업무를 준비중인 삼성, LG투자증권 등은 아직 자산관리업무에 대한 시장성도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산관리업무의 가장 근간이 되는 수익증권판매잔고마저 크게 감소해 사업진행의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17일 현재 주요 10개 증권사의 수익증권판매잔고는 총 60조5163억1700만좌로 지난달 28일 68조2571억600만좌 대비, 무려 7조7407억8900만좌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권사중 가장 많은 수익증권판매잔고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증권은 지난 17일 현재 24조2583억400만좌를 기록 지난달 28일 26조1172억2400만좌보다 무려 1조8589억2000만좌 감소했으며, LG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현재 7조1441억4200만좌로 1조6173억3200만좌 감소했다.
이처럼 이들 증권사의 수익증권판매잔고가 크게 감소한 원인은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과 카드채 부실문제 등으로 MMF에 대한 고객 환매요구가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 17일 현재 MMF 잔고가 7조2379억1000만좌로 지난달 28일 8조3886억3700만좌보다 1조1507억2700만좌 줄었으며, LG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현재 1조8518억8700만좌로 1조5704억7800만좌 감소했다.
특히 이들 증권사는 과거 고객이 환매를 요구할 경우 정부의 특별한 환매제한조치가 없는 한 증권사들이 손실을 감당하더라도 환매에 절대적으로 응해야 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관련법 개정으로 증권사들이 고객의 환매요구에 100% 응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타 증권사들과 달리 고객 환매에 적극적으로 응해 수익증권판매잔고가 더욱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들 증권사가 수익증권판매잔고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객 환매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한 것은 MMF에 대한 고객 환매요구가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점과 또 향후 자산관리업무를 활발히 진행하기 위해 일단 고객에 대한 회사의 평판을 좋게 유지하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증권사가 예상하는 것처럼 과연 고객들이 향후 자금을 또 다시 수익증권에 투자를 하겠느냐는 점이다.
물론 개인의 경우 타 증권사들이 환매에 불응하는 와중에서도 이들 증권사의 경우 환매 요구에 적극 응한 만큼 신뢰할 수도 있겠지만 기관이나 법인의 경우 수익증권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추락한 상태에서 단기간에 수익증권에 자금을 투자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업계는 이처럼 수익증권판매잔고가 크게 줄어들고 수일내에 회복되기도 어려운 시점에서 조직개편까지 추진하며 자산관리업무에 무게를 두고 있는 삼성과 LG투자증권의 사업상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위탁영업 비중까지 축소하며 올해 자산관리업무에 무게를 두고 있는 삼성과 LG투자증권이 수익증권판매잔고 감소와 수익증권 신뢰도 하락으로 자산관리업무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어 향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