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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스트레스 높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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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3-03-12 19:42

성균관대학교 경제학부 이재웅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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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인터넷에는 “6월에 한국서 전쟁난다”는 황당한 루머가 나돌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 후 북한의 핵시설을 공격하면서 전쟁이 터진다는 것이다. 이라크 전쟁이 임박한 가운데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과 함께 미국 정부관리들의 발언 등으로 이런 소문이 확산되면서 사람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요즈음과 같이 인터넷에서 온갖 근거 없는 주장들이 멋대로 난무하는 판에 “전쟁설”도 그대로 믿을 것은 못된다. 그렇더라도 이런 소문은 역시 북핵 문제에 따르는 시중의 불안심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북핵 위협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그러나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더 이상 한국투자 관련 지정학적 위기를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투자자들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경우 한국경제는 붕괴될 수 있으며 이미 긴장고조가 경제안정에 심각한 피해를 미치기 시작했다고 본다.

더구나 투자자들이 북핵사태에 대한 믿을 만한 정보를 확보하지 못해서 위험을 정확히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이나 전문가들은 평가가 엇갈리고 있어 투자자들을 더욱 어렵게 한다.

이러한 투자심리를 반영해서 마침내 국내 금융시장이 커다란 불안에 빠져들고 있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달러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는 추락세를 멈추지 않고 원/달러 환율은 급등세를 보인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채권에 대한 위험가산 금리도 크게 오르고 있다. 즉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때문에 한국에 돈을 빌려주려는 외국인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 바람에 4월15일로 만기가 돌아오는 10억달러 규모의 외평채 차환 발행 계획을 연기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가산금리가 계속 오르고 돈 꾸기가 어려우면 결국 외환보유고를 풀어서 빚을 갚아야 한다. 그만큼 외국인투자가 빠져나가고 외환보유고도 줄어드는 것이다. 이런 사태는 이미 지난달부터 나타나서 국내 금융기관 및 기업들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외자조달은 거의 정지된 상태이다.

그래도 아직 우리는 외환보유고가 넉넉하기 때문에 5년전 외환위기 때와는 다르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당시에도 정부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은 튼튼하기 때문에 한국은 태국과 다르고 우리에게 외환위기는 없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국가 리스크는 태국보다 높다. 또 최근에 미달러화가 다른 통화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독 원화에 대해서만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한국의 주가 및 원화가치의 급락이 대외여건 보다 북핵 위협 등 한국 자체의 문제 때문임을 보여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이것을 수익성이 높은 해외투자에 운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또 선진국들은 한국, 중국, 일본 등이 과도한 외환보유고를 갖는 것은 환율의 평가절상을 억제하기 위한 시장개입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기도 했다.

어쨌든 필요 이상으로 외환보유고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현재와 같은 속도로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외환보유고가 상당히 많은데도 불구하고 외환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위험관리방법 중에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란 것이 있다.

이것은 낙관적이 아닌 매우 비관적인 상황에서 차입자의 재무구조가 부도나 파산을 면할 수 있을 정도로 건실한지 여부를 검증하는 방법이다.

예컨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현재 약 1240억달러 가량되며 총외채는 1323억달러이다. 그중에 단기외채는 507억달러이다. 이렇게 보면 우선 대내외 여건이 불리해서 단기외채가 일시에 빠져나가더라도 이 정도는 외환보유고로 갚고도 남는다. 그러나 나머지 장기외채도 상당부분은 기술적으로 빠져 나갈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외국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약 740억달러에 달하는 주식투자는 외채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외채나 마찬가지로 단기에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우리가 넉넉하다고 자랑하는 외환보유고는 바닥이 날 수 있다. 즉 현재의 외환보유고는사실상 대내외 여건의 악화에 따른 스트레스를 감내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외환위기는 또 다시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비관적인 경우이지만 원래 위기란 확률적인 가능성이지 반드시 실현된다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렇더라도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자아도취에 빠지는 것은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이다.

이재웅닫기이재웅기사 모아보기 부총장

성균관대학교 경제학부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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