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일임형 랩 도입과 관련, 고객자산 운용방식 선택에 애를 먹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늦어도 오는 6월부터 증권업계의 일임형 랩 영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일임형 랩 계좌 고객의 자산을 각 영업점에 상주해 있는 FP들이 직접 운용토록 할 것인지 본사에서 중앙집권적 방식으로 운용 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그 동안 증권사들은 일임형 랩 영업이 본격화될 경우 각 영업점에서 일임형 랩을 직접 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객 자산에 대한 투자상담은 물론 이를 직접 운용할 수 있는 전문인력 확보에 주력해 왔다.
이에 따라 전 직원에게 자산관리업무를 위한 필수 조건인 FP자격증 취득을 독려하는가 하면 자체 교육프로그램을 마련 집중적인 교육을 진행해 왔던 것.
그러나 최근 개정된 증권거래법 시행령이 통과되면서 일임형 랩 영업이 본격화 될 움직임이 보이자 증권사들은 초기시장의 리스크를 감안해 과연 실전경험이 부족한 FP들에게 운용기능까지 일임해야 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 “지점에서 FP들이 일임형 랩을 직접 운용토록 하기 위해 전문교육을 꾸준히 진행해 온 건 사실이지만 직접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고객 자산을 운용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며 “초기시장에서 고객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지점 FP들에게 운용기능까지 일임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 LG투자, 대우증권 등 대형증권사들은 일임형 랩이 아직 초기시장인 만큼 당분간 지점 FP들에게는 일임형 랩에 대한 상담, 판매 기능만 부여하고 운용은 본사에서 중앙집권적으로 할 방침이다.
LG투자증권 관계자는 “일임형 랩 영업이 본격화되더라도 당분간 고객 수요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감독당국으로부터 본사 운용인력에 대한 자격조건이 마련되면 4∼5명의 운용인력을 선별해 일임형 랩 운용을 담당케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일임형 랩 상품이 일반 펀드상품과 차별화 되는 점은 고객과의 1:1 마케팅을 통해 고객이 투자에 직접 관여할 수 있으며, 고객성향에 맞춰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제시해 줄 수 있다는 점인데 만일 중앙집권적 방식으로 일임형 랩이 운영되면 고객의 의사를 충분히 수용할 수 없어 고객의 투자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상품구성도 일률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성호 기자 s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