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은행이 유상부 포스코 회장의 연임 반대를 들고 나오면서 비슷한 입장에 처해 있는 조흥, 외환, 국민은행이 현행 회장제도 존속여부를 두고 고민중이다.
조흥, 외환은행의 최대주주이자 국민은행의 2대주주인 정부는 회장제 유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사회 의장제도가 은행 경영진의 독단적인 결정을 견제하기 위해 도입돼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으나 이들 은행은 퇴임 은행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맡으면서 이사회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느냐 하는 지적이 제기돼 왔었다.
다만 공적자금 투입 등을 이유로 경영 간섭을 받아온 은행들이 최근 독자적인 경영권 확보에 나서고 있는데다 정부가 뚜렷한 명분 없이 지배구조 개편에 영향을 미칠 경우 관치금융 논란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어 직접 개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은행의 경우 회장제 도입이 합병과정에서 정부측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이나 다름없어 향후 은행 회장제도가 타행에서 모두 폐지돼도 최소한 김상훈 회장 임기동안은 계속 존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은행 역시 김경림 회장의 임기가 오는 5월18일로 만료되면 회장제를 폐지한다는 방침이어서 별다른 잡음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우려되는 곳은 조흥은행.
위성복회장은 임기가 오는 2005년 3월 29일까지로 2년 이상 남아 있지만 은행 매각과정에서 지주사 설립이 백지화되는 등 입지가 좁아진 상태라 변수가 많다.
그러나 제일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들에서는 은행장이 이사회 의장까지 겸임하고 상황에서 회장제 폐지는 명분 부족으로 이번 주총에서 회장제 폐지가 직접 거론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행별 이사회 의장 현황
김정민 기자 jm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