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왜 증권사 들어와서 비서일만 하고 있니?”
86년 입사하면서부터 계속 비서업무만 맡아오던 우리증권 김은주 사원을 향해 입사 동기가 무심코 던진 말에 그녀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증권업과 전혀 무관한 전공에다 비서일만 하다 보니 도통 실무를 알 턱이 없다. 이러다간 증권업무를 모르는 최초(?)의 증권회사 직원이 될 판이었다. 이게 아니다 싶은 맘에 그녀는 멀고 험난한 증권 영업의 길로 뛰어 들기로 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후, 그녀는 증권영업 경력 15년차의 베테랑으로서 우리증권 길동영업소 소장을 맡고 있다. 작년 3월 우리증권에서 증권업계 최초로 은행 지점내에 증권영업을 할 수 있는 증권영업소를 설치한 이후 아홉번째로 탄생한 증권영업소였지만 여성 영업소장으로는 처음이었기에 부담이 컸었던 것이 사실이다.
본래 은행 직원과 증권사 직원간에는 보이지 않는 거리감이 존재하는 법. 비록 같은 금융그룹 식구들이라 하더라도 처음엔 은행 직원들과 한 장소에서 일하는 것이 사뭇 어색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 어색함이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김은주 소장은 우리증권에서도 알아주는 열성파로 통한다. 은행, 증권직원을 통틀어 제일 먼저 출근해 리서치 자료를 준비하고 은행원들과 같이 호흡하고 동화되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지금은 지점장 뿐만 아니라 지점 내 은행원들과도 서로 한 식구처럼 친하게 지내고 있다. 서로의 영역에서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고 가르쳐 주고 하다 보니 일하는 것도 즐겁고, 개인적으로도 성장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김소장은 은행 업무를 보러 온 고객들 중에 주식상담을 원하시는 사람이 있으면 친절한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발로 뛰는 적극적인 영업을 펼친 결과, 성과도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고 자평했다.
“고객들로서도 은행업무와 증권업무를 한꺼번에 볼 수 있으니, 은행과 증권지점을 오가며 시간과 정력을 소모할 필요도 없어 좋아하는 것 같아요, 바야흐로 One-Stop 금융서비스의 시대가 도래한 겁니다.”
이처럼 우리증권 영업소 제도의 성공에 대한 김소장의 믿음은 확고하다. 그녀가 고객에게 주는 포근한 믿음처럼 말이다.
배장호 기자 codablu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