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가 그간 미국 증시와 경제 전망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 오긴 했으나 더블딥을 거론한 것은 처음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회사의 리처드 번스타인 수석 미국 전략가는 10일 "메릴린치는 세계적인 경쟁 격화와 디플레이션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더블딥 논의가 지나치게 극단적이라고 생각해 왔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그와는 다른 측면에서, 오일 쇼크로 인한 더블딥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번스타인은 약 10년동안 계속 증가해온 미국의 실질 임금 상승세가 반전되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하고 "실질 임금이 감소할 경우 더블딥 가능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번스타인은 지난 주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에서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이 0.0%를 기록, 10년래 최저치로 떨어져 이 같은 우려를 확인시켜 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기에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오일쇼크가 겹칠 경우 소비자 구매력이 급감하면서 미국 경제가 재침체를 맞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강종철 기자 kjc01@epayg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