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증권이 약정 자료교환 중단을 선언한 이후 대신·현대·LG투자증권도 더 이상 약정자료를 교환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대우·굿모닝신한·동원증권도 이를 적극 검토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위탁영업 상위 증권사들이 줄줄이 약정자료 교환을 중단하고 나섬에 따라 증권사간의 약점점유율 비교는 더 이상 무의미해졌으며, 그 동안 증권사간에 치열했던 약정경쟁도 조만간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증권사들이 약정점유율 교환을 중단했다고 해서 증권사들간의 약정경쟁이 당장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그 동안 위탁영업에만 얽매여 왔던 국내 증권업계의 업무형태를 전환시킬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증권사들이 잇따라 약정점유율 교환을 중단하고 나선 이유는 최근 삼성증권이 고객수익률 위주의 영업을 선언하며 더 이상 약정점유율을 교환하지 않기로 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중소형증권사들이 각종 수수료 인하 이벤트를 전개하며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섬에 따라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하락한 대형증권사들이 약정자료 교환의 필요성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소형증권사들의 무리한 수수료 인하로 대형증권사들의 약정점유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공정한 경쟁에서 약정점유율이 떨어진 것도 아닌데 대형증권사들이 자칫 회사의 이미지만 실추시킬 수 있는 약정점유율을 공개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외형경쟁과 실적 순위매기기가 금융부실을 불러온 주범이었다”며 “증권업계의 약정자료 교환 중단을 계기로 전 금융권에서 경쟁자 눈치보기 행태가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호 기자 s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