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시스템 개발, 운영, 인력 등 IT 전반의 품질관리 개선에 나섰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IT 품질관리 프로세스를 개선하면 시스템 성능과 서비스 수준이 높아지고 업무 비용을 절감하는 등 전반적으로 IT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T품질관리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해 내부 조직을 정비하고 직원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곳은 국민 제일 신한은행, 우리 동부금융그룹 등이다. 이들 금융기관은 단계별 작업을 완료할 때마다 IT 개발 및 운영 능력 평가의 국제 표준으로 자리잡은 CMM(Ca pability Matu rity Model) 인증을 획득, 그 수준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을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다음달부터 진행하는 차세대 프로젝트의 아키텍처 설계(Technical Architecture) 단계부터 CMM 프로젝트 관리기법을 적용한다. 차세대 뱅킹시스템의 모델링부터 개발, 적용, 운영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 CMM 인증을 받게 되면 이 시스템이 구축 완료되는 시점에서는 행내 전체 시스템의 개발 및 관리 수준이 향상된다는 계산이다. 차세대 뱅킹시스템에 대해서는 내년중 CMM 레벨 3 인증을 획득하고 장기적으로는 전체 시스템을 대상으로 레벨 4 인증을 받는다는 전략이다.
제일은행은 CMM 레벨 2 기준으로 IT업무 프로세스를 재정립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CMM 미니 어세스(mini access: 미니 심사)를 통해 지적받은 오류를 수정하고 있으며 조만간 레벨 2 인증을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MM 기준으로 프로세스를 개선한 이후에는 기존에 비해 약 25~30%이상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우리금융그룹의 IT서비스 자회사인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은 지난해 회사 출범직후부터 ‘4S큐브(4Scube)’ 전략을 통해 IT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있다. ‘4S큐브’란 은행, 증권, 카드, 자산관리, 종금 등 6개 계열사의 기술(Skill set), 서비스(Service), 속도(Spe ed), 고객만족(customer Satisfa ction) 부문의 경쟁력을 두루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품질경영부를 신설하고 개발방법론과 SLA(서비스수준계약)를 도입하는 한편 CDP(Career Development Prog ram)를 통해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IT품질관리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CMM 레벨 인증을 획득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조흥은행 인수 여부에 따라 일정이 변동될 수 있다.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은 내년까지 CMM 레벨 3를 획득할 계획이다.
동부금융그룹은 그룹내 IT 조직을 기획, 품질관리, 애플리케이션 관리, 인프라 관리 등 4부문으로 나누고 품질관리 부문을 중심으로 IT프로세스를 재정비하고 있다. 올해말까지 네트워크, 이메일 솔루션 등을 포함한 인프라 관리 부문에 대해 CMM 레벨 3 이상의 인증을 획득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애플리케이션 관리부문에 CMM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CMM 기준을 적용하면 국내 금융기관 IT품질관리 수준은 대부분 레벨 1 에 머무르고 있다. 레벨1은 리더 한명이 업무를 주도하기 때문에 프로젝트에 일관성이 없는 수준이다. 공공서비스 성격이 강한 금융기관의 IT품질관리 수준이 이렇게 낮다는 것은 대고객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미국 카네기멜론대 부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연구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CMM을 도입한 이후 기업들의 생산성은 평균 35%가량 증가하며 고객만족도 역시 39%이상 향상된다.
IT시스템 성능이나 장애 발생률에 따라 서비스 질이 좌우되는 금융기관의 특성상 CMM 레벨이 올라가면 자연스레 IT품질관리와 함께 고객 서비스 수준이 올라가게 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기관들이 CMM 인증을 획득한다는 것은 그 사실 자체보다도 획득 과정에서 IT프로세스를 개선한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겉치레일 수도 있는 CMM인증 획득에만 신경쓰지 말고 IT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