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밑에서 누가 일하겠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튀어나오던 80년대 농협에서 처음 책임자 시험을 합격했던 여성 1세대이자 99년 농협사상 최초로 지점장 발령을 받아 화제를 모았던 송지점장은 불과 2년새 점포평가에서 2차례 월반을 기록한 우수점포장으로써 올해는 종합업적 1위 점포를 목표로 새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농협에서 처음 지점장을 발령받은 여성이라는 점에서 실적은 물론 처신에도 상당히 조심스러웠다”
처음 지점장 발령을 받고 목동지점으로 부임할 당시 후배들에게 길을 여는 선배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는 송지점장은 이후 그저 그런 아파트 단지내 영업점중 하나였던 농협 목동지점을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우수 점포중 하나로 탈바꿈시켰다.
여성다운 감각을 바탕으로 주변 아파트 단지 주부고객들을 타겟삼아 펼친 농협 특유의 ‘농산물 마케팅’이 적중하면서 평행선이던 영업실적이 상승곡선으로 돌아섰다.
송 지점장은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찾는 주부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직접 현지 회원조합과 계약을 맺고 직거래장터를 열었다”며 “입소문을 듣고 멀리서까지 찾아오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신용사업부문도 실적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송 지점장은 이거야 말로 농협만의 ‘시너지효과’ 아니겠냐고 되물으며 웃음지었다.
또 송지점장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실적중 하나는 뱅크타운, 해태제과, 방송위원회 등 비교적 규모가 큰 거래처를 술자리 접대 한번 없이 오로지 꾸준한 방문과 설득만으로 감동시켜 유치한 것.
송지점장은 올해부터 영업점 레이아웃 개선에 들어갈 계획이다.
영업점을 3단계로 분리해 우수고객들은 특별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 재건축 영향으로 유입이 늘어나는 VIP고객들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아직 지점장으로써 대단한 성공을 거두거나 한 것은 없다. 다만 여성지점장이라고 해서 섭외가 약하거나 직원관리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는 본보기를 보여 후배들이 보다 많이 성장해나가는데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
2003년을 시작하는 송지점장의 다짐이다.
김정민 기자 jm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