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르고 있는 은행들의 예금금리 인하는 은행 스스로를 함정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5일 `은행채 발행급증, 문제 없는가`란 제목의 보고서(작성: 조영무 연구원)에서 고비용의 은행채로 조달한 자금은 대출로 운용해야만 이익을 발생시킬 수 있으나, 최근 가계대출 억제정책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기업대출 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 은행 수익성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의 조달비용은 예수금이 3.9%, 차입금은 4.2% 수준에 불과하나, 은행채는 7.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운용수익률은 예치금 2%, 상품유가증권 3%, 투자유가증권 6.1%, 대출금 7.6% 수준에 그쳤다.
대출확대에 따른 BIS 자기자본비율 하락을 보전하기 위해 은행채보다 금리가 높은 후순위채 발행을 크게 늘린 점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은행채의 만기도래가 내년에 집중, 상환 및 차환이 은행권에 커다란 부담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채권시장에서 다소의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중 만기도래하는 은행채 규모는 26조4000억원으로, 지금까지 만기도래 규모가 가장 많았던 올해(10조4000억원)의 2배를 넘는다.
보고서는 최근 회사채 발행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내년 3분기에 만기가 집중된 공적자금을 국채로 전환키 위해 33조9000억원에 달하는 국채를 발행하기로 했으며, 내년중 금리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은행채 차환을 위한 제반여건이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따라서 저비용인 예금의 유입을 촉진해야 한다고 권고하면서, 이런 점에서 가계대출 억제시책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및 추가 부담을 이유로 예금금리를 내리는 은행들의 대응은 스스로를 함정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BIS 자기자본비율 개선을 위한 후순위채 발행의 대안으로 새로 도입된 신종자본증권( Hybrid Tier1)의 발행을 고려하는 한편, 추후 은행채 발행때는 장기물의 비중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들은 올 들어 폭증하는 대출수요를 예금으로 충당하지 못하자 지난해의 세배가 넘는 35조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예보채는 2조2000억원 순발행에 그쳤으며, 회사채는 2조6000억원 순상환을 기록했다.
배장호 기자 codablu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