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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은행家 집안 / (3) 외환銀 강경문-이경희 부부 (下)

라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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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2-11-03 20:57

‘부부’보다 ‘동료의식’ 강한 졸업·입행 동기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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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할 일이 더 많다는 이시대 은행원의 전형



강경문(현대 종합반 부부장)-이경희(개포동 지점장) 부부는 연세대 졸업동기이자 입행동기다. 학교를 다닐때는 물론 입행을 한 이후에도 얼마간은 서로 알지 못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동문 모임에 참석하면서 알게 됐다.

이러한 이유에서일까. 두사람은 부부라기보다는 동기라는 의식이 강하고 은행내에서 드러나지 않지만 가장 든든한 지원자라고 말한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는 은행에서도 인정을 했고 결국은 이 지점장이 미국 유학을 떠나게 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이 지점장은 “당시에는 부부가 같은 은행에 근무하다 한 사람이 외국으로 발령이 나면 나머지 사람은 은행을 그만두기가 십상이었지만 특별 배려로 자비 유학이라는 방법이 취해졌다”며 “전직 임원 출신이었던 선배가 적극 추천하는 등 여러 분들이 도와주셔서 유학을 가게 됐고 이 분들을 생각하며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생활했다”고 회고한다.

물론 이 지점장은 이미 은행에서 인정받는 여직원이었다. 1991년부터 2년동안 맡았던 대여금고 업무에서 이 지점장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영업 실적을 보여주었다.

그때의 대여금고 업무는 단순히 키만 따주는 금고지기에 지나지 않았다. 기술적으로 완벽한 대여금고라는 명성에 걸맞게 타 은행에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고객조차 외환은행 대여금고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 지점장은 고객들을 상대로 예금을 권유하며 마케팅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전산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았던 시절이었고 일일이 고객 상담 기록을 적어간 것이 대학노트 5권에 빼곡했다고 한다.

거기에는 고객 당사자에 대한 정보만이 아니라 관련 가족, 친구 등 주변 사람들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적어 한 사람이 외환은행 고객이 되면 연관된 사람들까지 고객화시키는데 활용했다고 한다. 또한 후임자로 하여금 정보를 공유해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자 하는 배려도 있었다. 당시 거래를 텄던 고객들은 현 지점에서도 고객으로 연결되어 있다.

두사람과의 인터뷰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강부부장에 얽힌 에피소드가 나왔다. 현대 문제와 관련 당시에 긴박했던 상황을 극명하게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이다.

당시 현대그룹 문제는 청와대에서도 최대의 관심사였다. 청와대는 대통령 보고를 위해 매일 같이 새로운 내용을 외환은행에게 요구했다.

당시 외환은행의 현대반은 새벽까지 문건을 작성해 팩스로 청와대에 보고하는 일이 빈번했는데 연일 계속되는 야근과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정신이 없었던 것은 당연한 일.

그러다 보니 드디어 일이 터지고 말았다. 청와대에 보고할 내용의 팩스가 은행연합회에 잘못 들어간 것. 결국 특전부대 출신의 직원이 새벽 3시를 넘은 시간에 온갖 방법(?)을 총 동원해 간신히 팩스를 되찾아 왔다는 것.

79년 입행 이후 그동안 해 왔던 일보다 앞으로 할 일이 더 많다고 말하는 강경문-이경희 부부. 고객들을 위해 세심한 배려는 못하지만 그저 고객들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믿음을 줄 수 있다고 강조하는 이 지점장. 현대 문제는 외환은행의 회생은 물론 국가적인 차원에서 누군가는 해결해야 하는 일이라며 마음을 다잡는 강부부장.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은행원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닐까.



라경화 기자 harden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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