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바닥을 치면서 기관투자가의 역할이 절실해지는 가운데 기존 기관투자가의 역할을 하던 보험사들이 주식투자를 기피하고 있어 더 이상 주식시장 내에서 보험사들의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 교보, 대한생명 등 생보사들이 주식 보유비율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증시 침체로 주식투자를 거의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증권 전문가들과 정부의 증시정책이 혼선을 빚고 있어 보험사들은 더욱 주식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투신업계 관계자는 “미 증시가 끝없이 추락해 올 4분기에는 기관들의 로스컷 물량이 겹치는 최악의 상황으로 갈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보험사들의 투자기피 현상이 심화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정부는 증시안정을 위해 연기금의 주식투자 규모를 올해 2조 3000억 수준에서 내년 5조원 수준으로 투자규모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정부의 증시안정대책에 회의적인 분위기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주식투자 실무진들이 모여서 실무회의를 개최하는 등 증시침체에 대한 보험사간 논의를 했지만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며 “재경부나 금감원도 과거처럼 보험사들에게 강력히 기관투자가 역할을 요구할 수 있는 시장상황도 아니며 5조원 규모의 연기금 투자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의 미봉책이라는 인식이 보험사들 사이에 강하게 퍼져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 교보 등 대형생보사들의 상품투자 주식규모가 지난 해와 비교할 때 거의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줄어든 상태다.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 해부터 상품투자 주식의 규모를 1000억원 이상 줄인 것으로 알려졌고 교보생명도 지난 해와 비슷한 6460억원의 투자액을 기록했다.
이는 대부분의 중소형 생보사와 일부 손보사들도 마찬가지.
특히 역마진을 우려하는 보험사들이 더 이상 추가 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도 기관투자가로의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보험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생보사 주식투자 관계자는 “과거부터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을 돈많은 기관투자가로 인식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기관투자가로서의 역할을 보험사에게 기대하기 전에 증시 안정에 대한 정부 당국의 궁극적인 정책 방안이 아쉬울 때”라고 밝혔다.
문승관 기자 sk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