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동차보험 신상품을 놓고 삼성, LG, 동부 등 손해보험사들이 경쟁사의 신상품을 그대로 모방, 출시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해상이 지난 6월부터 판매 하고있는 법인전용 차보험인 뉴비즈니스 자동차보험을 출시한 이후 삼성화재 등 손보사들은 2달여 만에 보장과 담보내용이 똑 같은 법인전용 차보험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거나 출시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신상품을 기획하고 개발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대략 3~4개월이 걸리며 보험개발원에 요율 검증을 부탁하고 금감원의 상품 인가를 받는 기간까지 합치면 대략 4~5개월 정도 걸린다”며 “2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에 상품기획과 요율 검증, 금감원 인가까지 받는다는 것은 상품자체를 그대로 베끼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상품베끼기가 갈수록 성행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업계 관계자들은 빠르게 변해가는 자동차 보험시장의 요구에 맞춰 손보사들이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나 시스템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
또한 경쟁사에서 신상품이 출시 될 경우 그에 맞춰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내용의 상품을 출시하지 못하면 경쟁사에게 시장경쟁에서 밀리게 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보험개발원의 한 관계자는 “손보사들간 상품베끼기가 현재처럼 성행해도 이를 막을 만한 행정적 조치나 근거는 없다”며 “다만 급조해서 만든 상품들이 지금껏 성공한 사례가 드물며 실적이나 손해율 관리, 영업 기반에 대한 교육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보험사와 가입자 모두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손보사들이 공정한 경쟁과 공생의 미덕을 배우지 않는 한 상품베끼기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승관 기자 sk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