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은 MP&T에 투자하면 어느정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가에 가장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어떤가.
-은행들이 투자하는 금액은 몇천만원 정도다. 문제는 돈이 아니라 은행이 MP&T를 통해 얼만큼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하고 신규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MP&T 서비스는 n:1:n의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해준다. 1은 MP&T의 지불결제중계 시스템이고 n은 e마켓플레이스, 국내외 기업들이다. 은행들은 n에 속하는 기업들을 상대로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며 비즈니스 기회를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다. 은행의 수익은 거기서 나온다. MP&T는 은행에게 수익을 낼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 MP&T 자체가 수익을 많이 내면 오히려 전자무역에서 은행의 역할을 축소시키게 된다.
▶국제PG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Time to Market’ 즉, 적절한 시장 진입 시기가 언제인가에 대해 은행들이 고민하고 있는데...
-은행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모든 기업들이 온라인상에서 무역업무를 처리하는 때가 언제 올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건 무역시장에서 GE, 노키아와 같은 ‘큰 손’(글로벌 기업)들이 서비스 수요를 견인한다는 사실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자체 ERP를 갖추면서 온라인 L/C, B/L을 활용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온라인 L/C 서비스라도 요구하면 은행은 이를 즉각 제공할 수 있어야 고객을 유지하고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실제 지금도 POSCO는 호주에서 원료를 수입하면서 현지 은행으로부터 eB/L 서비스를 받고 있다. POSCO는 자체 ERP에서 eB/L만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eB/L을 서비스하지 않는 다른 원료 수입국가들과의 거래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아직은 국제PG 관련 인프라를 갖추지 않은 국가와 은행이 많아서 상관없지만 외국 기업과 은행들이 이런 인프라를 모두 마련하고 국내 은행들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그때는 큰 문제가 발생한다. 싱가폴 일본 대만 등은 이에 대한 대비를 이미 시작했다.
이렇게 글로벌 기업의 거래관행과 무역절차의 변화, 각국 금융기관의 흐름에 대처하지 못하고 기존의 고객기반에 연연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소극적이라면 실패한다.
전자무역은 기존의 오프라인 시장과 별도로 존재하는 또다른 시장이다.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비즈니스가 새롭게 생겨나는 것이다. 이에 참여하지 않으면 결국 마켓쉐어를 잃게 된다. 전자무역결제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면 지금이 바로 적절한 진입 시기다.
▶MP&T와 관련 또 다른 계획이 있다면
-1년에 1200건 이하의 B/L을 발행하는 8만여개 국내 중소기업들이 저렴하게 볼레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중소기업들은 물론 이들 기업을 고객으로 갖고 있는 은행이 모두 이익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8만여 중소기업들이 볼레로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하면 eB/L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전자무역을 빠르게 확산시키는데 결정적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