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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신용카드 제국’을 읽고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08-25 21:49

카드 元祖 미국도 한국과 같은 ‘고민’

신용카드의 양면성 쉽게 설명



‘신용카드 제국’은 그리 쉽지 않은 내용이다. 우선 일반 독자에게는 엄청난 분량과 전문용어가 부담스럽고 카드업 종사자에게는 카드사를 저소득층을 착취하는 무자비한 업체로 묘사한 내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신용카드 선진국인 미국과 우리의 신용카드 사용현황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 볼만한 책이다.

저자인 로버트 매닝은 신용카드 이용자 수백명과 인터뷰한 내용을 종합한 이 책으로 컬럼비아 사회학회의 모리스 로젠버그상을 수상했다. 영어를 그대로 옮긴 번역은 그리 매끄럽지는 않지만 신용카드회사에서 고객을 모집하고 비용을 부담시켜서 경제적인 이용 방법을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감추고 싶은 미국인들은 복잡한 은행대출보다는 손쉬운 신용카드를 사용해 자금을 융통하게 되었으며, 점점‘버는 범위에서 소비한다’는 청교도 정신은 2차대전후 고도 성장기를 커치면서‘소비는 미덕’이라는 구호로 바뀌게 되었다. 드디어 신용카드 남발, 리볼빙 확대, 정부의 규제완화 등에 힘입어 미국의 카드 빚은 2000년초 개인채무 1조4000억달러중 43%인 6020억달러까지 증가하였다.

우리 조상의‘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속담을 떠올리면서 신용카드 이용을 생각하다면 이책을 읽는 효과는 극대화된다. 그러나 신용카드는 지불을 지연시키지만 면제하는 카드는 아니다. 특히 책 서두에서 재임중인 클린턴 대통령이 카드 이용을 거절당하거나 킴 베신저, 버트 레이놀즈 등 유명인들이 과소비로 인한 파산선고를 받은 사례들은 이 책을 읽는 흥미를 배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되는 점은 부유층을 따라한 중산층이나 직장인의 씀씀이를 모방한 대학생이 파산상태로 빠진 경우도 있지만 생계비만을 결제한 성실한 고객이 생활고로 파산상태에 빠지는 경우이다. 즉 80년대 인플레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 노령인구 증가로 인한 사회복지의 감소 등은 신용카드 연체증가의 근본적인 원인이 됐다.

미국경제의 성장기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정부지원에 힘입어 쉽게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지만 대폭 인상된 현재의 대학 등록금은 부모의 적극적인 지원에 의해서만 납부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가난한 대학생은 쉽게 신용카드를 이용해 현재의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한다.

역시 이 책에서는 최저 생계비도 벌지 못하는 저소득층에 대한 고금리 리스업자의 착취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생계비도 부족한 저소득층에게 연 19.9∼27.7%의 고금리를 부과하는 신용카드사의 카드발급을 금지하면 그 결과는 저소득층이 고리대금업자를 찾아가서 파산하는 기간을 결국 앞당길 뿐이고 좀더 정부차원에서의 복지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은 편리한 지불수단인 신용카드의 역기능만을 과장하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예를 들어 역사에서는 화폐를 빈부의 격차를 가져온 주원닫기주원기사 모아보기인으로 보고있다. 하지만 지금 평등사회를 지향하기 위해 화폐를 포기하고 월급을 소금이나 금으로 받아서 사용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수십년에 불과한 신용카드의 연령을 고려한다면 인류는 지금까지 진화한 것처럼 덜 위험하고 보다 안전한 신용카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상품을 구입하려고 전혀 모르는 사람의 계좌로 송금하거나 강도의 표적인 돈 뭉치를 휴대하고 외국을 여행하는 것 등 신용카드가 없다면 겪어야할 위험도 분명히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수수료 차등화나 리볼빙제도 같은 최신 서비스가 혜택만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고객은 이 책을 읽어보아야 한다. 또한 신용카드 위험을 피하면서 편리함만을 십분 이용하려는 카드 이용자 라면 자신의 카드사용에 문제점은 없는지 이 책을 읽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특히 일부 신용카드 회원들이 이 책에서처럼 카드사에서 제2금융권과 사채업자를 거쳐 신용파산으로 내몰리는 상황에서 이 책은 카드사용에 주의하려는 많은 소비자에게 권할 만한 내용이다.

<오성백 조흥은행 카드사업부 차장>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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