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권에서 벌어지는 각종 IT관련 프로젝트들이 덤핑입찰로 인한 출혈경쟁과 인맥을 통한 영업 및 접대관행으로 인한 수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혼탁해 지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금융IT사업에서 불거져 나오고 있는 덤핑문제와 IT업계의 접대문화 등 잘못된 관행을 지적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금융권 IT프로젝트의 저가 입찰경쟁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IT경기가 퇴조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러한 덤핑경쟁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는 전체적인 IT경기의 하락속에서도 그나마 금융권IT시장이 활발해지자 IT업체간의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덤핑입찰이라는 제살깍기식 경쟁으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덤핑을 통한 수주경쟁은 IT업체간의 시장과열현상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1원’으로 프로젝트 수주
올초에 있었던 A사의 CRM (고객관계관리)수주경쟁도 IT업체인 B업체가 향후 A사의 ERP도입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사의 1/4수준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지난달에는 C사가 금융결제원의 모바일지불결제시스템 파일럿 프로젝트를 ‘단돈 1원’으로 수주하기도 했다.
C사와 함께 입찰에 참여했던 업체 관계자는 “1원짜리 프로젝트에 황당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C사 관계자는 “수익창출보다는 최근 개발한 모바일솔루션의 시험적용을 통해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이를 계기로 시장진입을 위한 마케팅 차원에서 프로젝트 수주에 나서기 위해 1원에 낙찰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러한 저가입찰 경쟁은 발주업체인 금융회사에서 부추기기도 한다.
D사는 IT프로젝트를 발주하면서 많은 업체들을 참여시켜 비용을 낮추기 위해 RFP(제안요청서)를 10여개 업체에나 발송했다.
■ 발주업체가 저가경쟁 부추겨
또 다른 업체는 가격제안서를 2-3번 이상 제출하도록 해 가격을 낮추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 업체는 수주경쟁이 치열한 IT업체에게 경쟁사가 제안한 가격을 공개하는 방법을 통해 더 낮은 가격을 제안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IT업체 관계자는 “제안한 가격을 다시 경쟁업체에 보여줌으로써 저가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더라도 낮은 가격으로 입찰한 경쟁업체 수준으로 계약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러한 저가 경쟁은 IT업체의 수익성 확보에도 악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무조건 따내자는 식의 수주경쟁은 자칫 프로젝트 부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IT업체 관계자는 “덤핑으로 사업을 수주하게 되면 IT프로젝트는 부실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덤핑입찰은 채산성 악화뿐 만 아니라 IT프로젝트의 품질 저하를 가져오고 이는 급변하는 기술발전속에서 경쟁력 상실을 가져온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덤핑입찰을 막기 위해 RFP에 사업과 예산을 명시하고 정확한 견적을 산출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시형 기자 z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