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의 발달, 금융겸업화 등으로 단위업무별 서버가 늘어나면서 이기종 애플리케이션간 통합을 지원하는 EAI(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높아졌지만 이를 어떻게 업무에 적용해야 하는지에 관한 노하우는 전무하다.
실제로 EAI 도입을 검토했던 신한은행은 내부 직원들이 이 솔루션을 아직 잘 모르기 때문에 활용도가 낮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프로젝트 계획을 일단 보류했다.
외환은행도 차세대시스템에 적용할 EAI를 당초 씨비욘드社의 ‘이게이트’로 정했다가 솔루션별 기능과 활용도를 검증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높은 3개 제품(‘이게이트’, 팁코社의 ‘액티브 엔터프라이즈’, 비트리아社)을 대상으로 BMT보다 약한 강도의 테스트인 POC(Proof Of Concept)를 실시해 솔루션을 다시 선정하기로 했다.
현대해상은 도입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에 올해 초 EAI를 구축하려던 계획을 연기했다.
이와 같은 사례를 살펴보면 국내 금융기관들이 EAI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이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애를 먹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금융기관들은 IT프로젝트 추진시 어느 산업보다 먼저 구축, 활용되고 있는 레퍼런스를 중시하는데 국내 금융권에는 EAI를 적용, 가동하고 있는 곳이 없다. EAI가 소개된지 얼마 되지 않아 금융기관이나 SI업체 모두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도 프로젝트 추진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EAI를 먼저 구축하고 있는 일부 금융기관과 IT업체 관계자들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기 위해 우선 솔루션 도입과 활용 목적을 명확히 하고 자사 IT환경의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도입 목적을 뚜렷히 정하라
EAI를 통해 뭘 할 것인지부터 정해야 한다. 채널,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등 EAI로 통합해야 할 분야가 어디인지 또 예상만큼 활용 효과가 날 것인지 충분히 생각해 봐야 한다.
일대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수많은 서버들간의 접점을 단일화 시키는 것이 EAI 서버다. EAI는 분명히 인터페이스를 줄여서 업무 효율성을 높여주지만 중간에 EAI 서버를 한번 더 거쳐야 하기 때문에 업무 처리 속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 때문에 일부 금융기관에서는 채널통합시 업무 속도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
EAI가 만능은 아니기 때문에 도입시 장단점을 고려해 목적을 뚜렷하게 정해야 한다.
■업무별 IT환경 고려해야
한미은행은 처음 EAI를 도입하면서 리얼타임으로 대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국내 금융환경과 IT시스템의 특성을 몰랐던 벤더 때문에 약간의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속도가 중요한지 안정성이 우선인지 업무별 특성과 환경을 먼저 파악해야 하는 것은 기본중의 기본이다.
업무별 특성을 파악하면 솔루션 종류를 선택할 때도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솔루션은 개발업체에 따라 거래가 발생하면 즉시 처리하는 리얼타임(Real-Time) 방식과 시차를 두고 처리하는 디퍼드 온라인(Deferred On-Line) 방식으로 나눠진다. 때문에 단순히 솔루션의 인지도나 시장 점유율을 따지기 보다는 업무 환경에 맞는 제품을 골라야 한다.
한미은행은 빠른 속도와 고도의 정합성이 요구되는 구간에는 썬가드의 ‘민트’를, 안정성이 우선인 정보계 데이터 처리 구간에는 IBM의 ‘MQ시리즈’를 병행 적용했다. 외국의 경우 시티은행(MQ시리즈, 민트), ABN암로(민트, 액티브웍스), 일본산업은행(MQ시리즈, 액티브웍스) 등 많은 금융기관들이 업무 특성에 따라 구간별로 다른 종류의 솔루션을 함께 구축, 활용하고 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