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신용카드업 진출에 강한 의욕을 보였던 롯데그룹이 최근 아리송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어 카드업 진출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000년 카드업 진출 발표이후 전산시스템 구축 등 빠른 행보를 보여 온 롯데그룹은 그 동안 외환, 다이너스, 동양 등 카드사 매각 관련때 마다 항상 인수 후보기업으로 거론됐다.
또 최근엔 조흥은행 카드사업 매각과 관련해 롯데, 시티은행 등이 인수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정작 롯데측은 사실 무근이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롯데백화점 위성갑 이사는“기존 카드사 인수 계획은 없다”며“독자 설립을 검토중 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롯데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조흥은행 카드사업 매각 발표 직후 나온 것이어서 신뢰가 떨어진다는 게 금융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즉 M&A에 나서는 기업이 인수 의사를 외부에 밝힐리 없다는 것이다.
조흥은행도 인수 의사를 밝히는 기업중에 롯데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 일부에선 롯데가 삼성카드 결제거부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조치를 받을 예정이며 이로 인해 카드업 진출이 무산됐다는 후문이다.
이는 여신금융업법 시행령에 카드사 대주주 요건을‘최근 5년간 금융관계법령,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및 조세범처벌법을 위반해 처벌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해 놓고 있다.
따라서 과태료 및 벌칙이상의 제재를 받은 기업은 향후 5년간 카드업 진출을 제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관계자는“롯데백화점의 삼성카드관련 불공정행위는 조사가 끝났으며 제재 수위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롯데의 카드업 진출과 관련해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롯데그룹은 지난 19일 편의점, 할인점, 백화점 등 자체 유통망을 활용한 금융서비스사업에 진출한다고 전격 발표해 궁금증을 더해가고 있다.
금융권은 이번 금융서비스업 진출이‘카드업 포기를 의미하는지’아니면‘카드업 진출을 앞두고 사전정비작업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약 사전 정비작업 차원이라면 조흥은행 카드사업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롯데백화점은 5월말 현재 자체 카드 회원수가 530만명을 넘어서는 등 최근 2년여 동안 카드 회원수를 2배 이상 확대했다.
이처럼 롯데는 카드업 진출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으며 향후 카드업 진출시 삼성, LG, SK, 현대와 함께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은행 및 전업계 카드사들은 우려하고 있다.
김덕헌 기자 d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