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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첫 여성부국장 김 선 희 씨

전지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05-29 19:13

“임원요? 시켜만 주세요”

우연히 쳐본 한은 공채시험…27년만에 부국장까지

국제금융, 기획부등 두루 거쳐…산은출신 시아버지 큰 힘


지난 25일 단행된 한은 인사에서 단연 돋보인 인물은 김선희<사진>씨다. 한은 53년 역사의 최초 여성 부국장이기 때문. 오는 31일부터 서울 본점에서 다시 둥지를 틀게 될 김부국장을 전화로 만났다.

“남자 동기들보다 4~5년정도 진급이 늦었지만 기분만은 좋습니다. 2년 전 입행 25주년 기념식에 초대받았을 당시 저보다 높은 직급의 남자 동기들에게 자존심이 상해 참석하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웃으면서 나갈 수 있게 됐다”며 담담하게 승진 소감을 밝혔다.

김부국장의 한은 입성은 순전히 우연이다. 75년 이화여대 불문과 졸업반 시절 법대 게시판에 붙은 한은 공채 소식이 김부국장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과친구들과 헛일삼아 친 시험에 덜컥 합격한 것. 73명의 신입행원중 유일한 홍일점이었다.

“방송기자의 꿈을 품고 방송국에 원서를 낸 상태에서 한은 시험에 응시했는데 합격한 이후 방송국 시험은 쳐보지도 못하고 접었다”며 “다소 아쉽지만 미련은 없다”고 김부국장은 말했다.

조사부 행원으로서 뱅커인생을 시작한 김부국장에게 은행업무는 만만치 않았다. 우선 생소한 경제용어가 최대 골치거리. 방송국 시험을 준비해 경제분야에 문외한은 아니었지만 실전은 또 다른 세상이었다. 경제학도가 수두룩한 틈에서 뒤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김부국장은 은행 일과후 학원에 다니며 경제학 공부를 했다고 한다.

김부국장은 27년 한은 생활에서 연수원 시절에 가장 열정적으로 일했다고 말했다.

“남들보다 적극적인 성격이 가장 빛을 발한 것 같다”며 “가능하면 예산을 많이 따내려고 했고 월급을 받으면서 직원들을 교육시킨다는 것이 정말 감사했고 즐거웠다”고 회고했다. 또 “당시 직원들로부터 얻은 두터운 신망과 좋은 이미지가 지금까지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부국장이 뱅커를 포기하지 않은 데는 든든한 후원자 덕이 컸다. 60년대 산은 임원을 지낸 시아버지가 바로 그 주인공. 김부국장의 시아버지는 “며느리가 가업을 이었다”며 항상 용기를 북돋아주었다고 한다.

한편 김부국장은 성공적인 직장생활의 노하우로 ‘여성의 적(敵)’이 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어느 직장이건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며 여행원간의 관계를 유연하게 이끌어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능력있는 여행원들이 소위 ‘적임자’란 미명 하에 은행의 본질적인 업무가 아닌 부수업무에 머무는 경우가 많은데 끊임없는 자기개발과 노력으로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자신이 아는 분야가 아니란 이유로 타업무를 무시한다”며 “여행원들이 맡고 있는 업무에 대한 경시 현상도 이런 맥락이다”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더 승진하셔야죠?”란 기자의 질문에 김부국장은 “임원도 시켜준다면 자신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전지선 기자 fnzz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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