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부·리스사의 구조조정이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5일 ‘비은행금융회사 부실채권 감축을 위한 감독강화’ 방안을 발표, 카드·상호저축은행·할부·리스 등 비은행금융사들의 부실채권비율 감축 지도비율 및 기한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규모나 비율면에서 부실채권비율이 높은 할부, 리스사들 중 부실을 떨지 못하는 할부, 리스사들은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할부, 리스사의 부실채권비율이 비은행사들중에서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기준 리스사의 부실채권 규모는 4조 6560억으로 비은행사들중 가장 많다. 3조 4516억인 할부사가 그 다음이다. 부실채권 비율면에서도 리스사가 42.9%, 할부사가 21%를 기록하는 등 정리해야 할 부실채권이 만만치 않다.
이러한 가운데 금감원은 리스사는 2003년 6말까지 할부사는 2003년 12월말까지 부실채권비율을 10%이내로 줄이라는 감축방안을 발표해 할부, 리스업계 구조조정의 불씨를 당기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금감원의 이번 조치는 정부의 할부, 리스사 구조조정 가속화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라 해석하고 있다. 리스사의 경우 IMF이후에는 대부분이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중에서도 신한캐피탈, 연합캐피탈, 씨티리스, 산은캐피탈, 한미캐피탈 정도가 현재까지 기업금융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이들 중 한미캐피탈의 경우 부실채권비율이 30%대에 달해 금감원의 이번 조치는 모은행의 결단을 부추기고 있다.
또한 7월부터 여전업계에 금감원의 적기 시정조치가 발동될 경우 모은행도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어 은행의 자회사 떨어내기나 추가적인 채무 재조정이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때문에 그동안 명맥이나마 은행의 자회사로서 설비금융을 담당해 온 리스사는 거의 사라질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리스나 할부사들이 부실채권비율을 낮추려면 자산을 늘리던가, 부실채권을 떨어내는 방안이 있다. 그러나 기업이 자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신규사업에 따른 채권을 발행해야 하는데 현재 신용등급이 낮은 할부, 리스사들은 채권발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부실채권처리는 회수 방안이 있으나 극히 제한적이며 대손처리하는 경우에는 자본이 잠식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한미캐피탈의 경우 부실채권을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캐피탈은 ABS발행으로 부실채권을 이연시키던가, 재정자문사를 선정해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현재 워크아웃과정에 있는 한미캐피탈은 채권단의 동의가 필요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리스업계 한 관계자는 “금감원의 이번 조치는 모회사가 은행인 경우 주주인 은행이 빠르게 개입해 구조조정을 서두르라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금감원에서도 목표기한까지 부실채권 비율을 낮추지 못할시에는 인수, 합병을 유도하겠다고 밝혀 7월부터 여전업계에 금감원의 적기 시정조치까지 발동시 할부, 리스사의 구조조정은 더욱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주소영 기자 js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