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관리체제 이후 자력갱생 여부를 놓고 끊임없는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리스업계에서 은행계 리스사들을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때 거의 모든 은행들이 자회사로 설립한 리스사가 부실화되면서 은행 구조조정의 그늘에 가려 ‘주고 받기식 채무조정’이라는 비판까지 받았던 리스사들이 결국 은행권 밖으로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리스업계에 따르면 성공적인 사적화의를 이뤄냈다는 한미캐피탈도 대주주인 한미은행이 매각을 추진중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이런 소문은 작년 연말부터 추진해온 한미캐피탈의 사적화의 종료절차가 대주주인 한미은행의 거부로 무산된 바 있고, 지난달까지 2대주주인 삼성투신운용이 장내에서 지분(13.25%)을 전량 매각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미캐피탈의 사적화의 추진시 한미은행과 삼성그룹 양대주주가 충분한 의견조율을 한 바 있다.
이미 시장에서는 업계 타사와 외국계 회사등을 대상으로 은밀히 매각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문이다. 관련 당사자들 또한 확인은 하지 않고 있지만 강한 부정도 하고 있지 않다.
한편 개발리스는 워크아웃 과정에서 핵심역할을 했던 일본 오릭스사가 CB 출자전환을 거부함에 따라 최근 추가적인 채무 재조정을 위해 채권단회의를 거듭하고 있다. 또한 한빛은행의 구조조정에 가려있던 한빛여전도 우리금융이 자리를 잡아감에 따라 매각이나 채무 재조정 등의 대안을 놓고 고심중이다.
이미 경남리스나 과거 중부리스가 군인공제회로 넘어갔고 외환리스도 코스닥 퇴출 후 해외매각작업을 계속 진행중이다.
나머지 리스사도 비슷한 상황이다. 결국 신한금융의 신한캐피탈과 카드사업으로 업종을 선회한 산은캐피탈만이 은행의 자회사로 남아있게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7월부터 여전업계에 금감원의 적기 시정조치가 발동될 경우 母은행도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어 은행의 자회사 떨어내기나 추가적인 채무 재조정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명맥이나마 은행의 자회사로서 설비금융을 담당해 온 리스사는 거의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리스채권을 보유한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채무재조정등의 방법으로 진행돼 온 리스업계 정상화는 감독당국이 말한 대주주 책임으로 각자 알아서 하라는 미명하에 청산을 지연한 효과밖에 없었다”며 “결국 은행 자회사들이 가시적인 경영성과를 보이지 못하는 지금, 과거 리스사 처리는 대주주인 은행권이 발등의 불을 끄기에 급급했던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소영 기자 js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