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총재는 이날 오후 4시 30분 취임식을 갖고 22대 한은총재로서 업무를 시작했다.
박 총재는 취임사에서 외환위기 이후 지금까지 우리경제의 최대과제는 불황극복이었으며 안정을 나타내는 지표인 물가와 국제수지에는 그다지 큰 문제가 없었다면서 한은의 통화정책도 이런 조류를 수용해 안정보다는 경기진작에 우선순위를 두어왔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그러나 지난해 3.4분기를 바닥으로 우리경제가 회복국면에 들어서있고 올해들어서는 잠재성장률 수준에 거의 이를 정도의 경제성장이 기대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성장.물가.국제수지 등 세가지 목표간의 균형을 위해 차츰 더 많은 노력을 안정쪽에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는 외환위기도 안정과 내실이 없는 고도성장의 추구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입증하는 교훈이었다고 지적, 앞으로 통화정책의 방향이 성장보다는 안정으로 회귀할 것임을 내비쳤다.
박 총재는 중앙은행과 정부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중앙은행이 물가안정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양자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대립관계`가 아닌 `분업과 보완관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통화신용정책 수행에서 한은의 독립성을 확고히 지키면서 그 바탕위에서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총재는 또 중앙은행은 주요 경제현안에 대한 정책대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해 정부에 대한 정책조언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해나가겠으며 정부도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정책조언을 존중하는 관행을 정착시켜나가야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 총재는 또 한국은행이 하나의 조직으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혁신을 실천해야 하며 여기에 수반되는 고통은 감내해야한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사회일선에서의 마지막봉사가 될 총재직 수행에 사심없이 헌신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이날 취임에 이어 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 이달중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한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