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의 무이자 할부행사 경쟁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카드업계 내에서 무이자 할부행사에 대한 수위조절의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시즌별 혹은 이벤트식으로 실시되는 무이자 할부행사는 고객의 입장에서는 반갑지만 카드사들에겐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카드사들이 할부 수수료를 100% 지불해야 하기 때문.
가맹점이 할부 수수료를 부담하는 경우는 LG홈쇼핑, CJ39쇼핑 등의 일부 홈쇼핑 업체에 국한된다. 이외에는 고객 부담의 할부수수료를 전적으로 카드사들이 떠안아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2~3개월에 머물던 기간이 점차 6개월, 심지어는 10개월 이상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여서 카드사들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설이나 추석 등의 명절이나 가정의 달, 여름 성수기 등에 집중되는 대대적 무이자 할부행사는 카드사들의 역마진을 초래한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무이자 할부행사로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지만 문제는 누가 먼저 멈추느냐다”라며 “내년까지 마케팅 수단으로서 무이자 할부행사는 지속될 전망이나 올해는 작년과 같은 대대적 무이자 할부행사는 줄어들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수위조절차원에서 전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무이자 할부행사보다는 제휴카드로 특정가맹점 대상의 무이자 할부서비스를 지속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외환카드의 관계자도 “다른 카드사들이 다 하는데 안할 카드사는 없다”며 “타 카드사들의 동향과 올해 경기, 수익성 등을 고려해 행사를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카드사들은 이미 무이자 할부행사에 길들여진 고객들과 서비스 자체의 긍정적 측면 때문에 쉽사리 멈출수도 없는 입장이다. 무이자 할부서비스가 카드의 지속적인 사용과 현금서비스 등의 다른 용도의 카드 사용을 유도하는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외환카드 관계자는 “무이자 할부행사시에만 카드를 쓰는 회원은 카드사 입장에서는 손해보는 회원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유럽, 미국시장과는 달리 국내시장에서는 ‘외상마인드’가 살아있어 할부서비스는 단시일내에 단절되지 않을 전망이며 다만 수위조절차원에서 전회원을 대상으로 하기 보다는 특정제휴카드에 제한된 무이자 할부서비스가 지속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소영 기자 js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