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70억원을 벤처기업 발굴에 사용할 예정인 KTB네트워크는 1월중 국내 벤처기업 투자사례가 한건도 없고, 엔젤블이라는 해외 업체에 30만달러를 투자하는데 그쳤다. 월평균 약 100억원의 자금이 벤처업계에 투입될 것을 생각하면 충격적인 투자수치다.
한국기술투자 역시 95년에 설립된 이미지네트에 1억 1000만원, 98년에 세워진 조이캐스트에 5억원을 투자하는데 그쳤다. 올 한해 한국기술투자의 투자목표는 590억원이었다.
무한기술투자는 바이오 문화컨텐츠등 7개 업체 발굴에 32억 8800만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투자금액이다. 올해 1500억원 예산을 마련해 매월 120억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인 산은캐피탈은 지난 한달간 벤처기업 발굴에 55억원을 사용했다. 투자업체는 한국기술투자와 마찬가지로 백셀, 민아이티에스, 한우티엔시 등 대부분 업력을 가지고 있는 프리IPO단계의 기업들이다.
이는 벤처캐피털들이 초기 벤처기업들을 발굴 육성해 자금을 회수하기 보다는 코스닥 등록 직전의 기업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한다는 전략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 준다.
창투사 한 관계자는 “최근 연달아 불거지고 있는 벤처비리와 코스닥 등록요건 강화에 따른 보수적 심사분위기가 벤처기업 발굴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지금 벤처캐피털에 대한 ‘氣살리기’에 나서지 않으면 지금까지 쌓아올린 벤처정책이 ‘공염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창호 기자 ch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