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벤처게이트로 벤처기업 발굴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의 벤처캐피털이 사라지고 있다. KTB네트워크가 지난해말 지방 지점들을 폐쇄한데 이어, 옵셔널벤처스 등 지방지역 창투사들이M&A절차를 밟아 서울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 벤처기업 육성을 통한 ‘지방 경제활성화’라는 정부 정책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B네트워크는 세계적인 컨설팅업체인 ‘베인&컴퍼니’로부터 컨설팅을 실시한 이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여의도지점에 이어 안산, 대구, 광주 등 3군데 지방지점을 폐쇄했다.
여기에 지방 벤처기업들을 주로 발굴하던 창투사들도 타사에 인수된 후 서울지역에 사무소를 개설해 주활동 무대를 옮기고 있다.
코스닥 등록 창투사인 광은창투(現 옵셔널벤처스)와 부산기술투자(現 CBF기술투자)가 외국계 및 투자자문사에 인수돼 지방 벤처투자 업무를 사실상 중단하고 서울에 둥지를 틀었다.
경남창투 역시 알린다커뮤니케이션에 인수된 후 서울사무소를 열고 수도권 지역 벤처기업 발굴에 역점을 두고 있다. 창원에 기반을 두고 있는 성신창투는 구조조정전문회사인 큐캐피탈이 인수한 후 투자기업 부실처리에 여념이 없다.
또한 대구은행은 자회사인 대구창투(現 인사이트벤처) 매각을 위해 삼일회계법인을 주간사로 선정하는 등 매각작업을 진행중이다. 매각작업을 벌이지 않는 다른 창투사들도 지방에 있는 벤처기업에 투자하기보다 서울에 사무소를 두고 수도권지역 벤처기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현재 지방에 등록된 창투사는 한미창투, 일신창투, 삼영창투, 중앙창투, 충북창투, 우리기술투자, CKD창투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 대부분도 서울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수도권 중심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창투사 관계자는 “이러한 지방 벤처캐피털의 ‘脫 지방’바람은 이제는 지방 벤처기업중에는 투자할만한 곳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러한 지방 창투사들의 몰락은 결국 벤처기업 육성을 통한 지방 경제활성화 정책이 실패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창호 기자 ch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