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구조개편과 더불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으로 손꼽히는 ‘수익구조 개선 문제’가 증권사 자체적인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변화된 것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증권사의 분야별 영업수익 비율은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수익다변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위탁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소형증권사보다 대형증권사들의 위탁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나 증권사간 업무 차별화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향후 업계 구조개편도 더욱 지연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수익다변화 정책이 특별한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위탁수익에 대한 의존도만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간 교환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들의 영업수익중 위탁수익 비중은 평균 37%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로 증권사들의 위탁수익 비중은 평균 6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 중대형증권사의 경우 최고 80~85%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는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위탁수익에서 충당금과 판공비등을 제외하고 비율을 산정하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영업수익 전체를 놓고 볼 때 위탁수익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수익다변화 정책이 문제라기 보다는 아직까지 영업환경 자체가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전문가들은 지난해 증권사들의 위탁수익 비중이 이처럼 줄어들지 않은 것에 대해 온라인주식거래의 도입으로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참여가 더욱 쉬워진 반면 수익증권 및 금융상품 등 장기투자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빈약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지난해 전반적으로 약세장이 지속되고 이에 따라 시장의 자금조달 능력이 떨어지면서 수익증권 기업금융 IB등의 영업이 크게 위축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미테러 사건 발생이후 증권사들의 자산운용 실적이 크게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위탁비중이 크게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증권사의 자체적인 개선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높다. 자금조달, 자산운용 실적등 외부적인 변수에 큰 영향을 받는 것 자체가 내부적인 리스크 관리와 체계적인 영업정책이 뒤떨어지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적극적인 업무범위 확대로 수익구조를 개선해나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위탁비중이 월등히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올해에는 장외파생상품 개별주식옵션 등 새로운 수익사업과 신상품이 잇따라 상장되고, 제도적 완충장치가 마련됨에 따라 수익다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연 기자 syl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