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은행권에서는 전산자회사 설립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진행됐다.
우리금융그룹의 전산자회사로 출범한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이 선봉에 섰다.
전산자회사는 금융기관간M&A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실제로 지난해 전산자회사 설립논의는 은행간 합병논의의 연장선상에서 출발했다.
반면 최근 전산서비스에도 비용과 수익개념이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효율적인 전산투자의 방법론으로 전산자회사 설립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IT부문이 금융기관의 핵심 경쟁력으로 등장하고 투자규모가 커지면서 IT서비스의 효율성은 물론 전체적인 업무성과를 검증하는 작업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급변하는 전산환경에 보다 용이하게 대처하고 조직과 인력운용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도 부각되고 있다.
지난 9월 설립된 우리금융그룹 IT자회사인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은 향후 금융권 전산자회사의 모델역할을 한다는 데서 의미가 크다.
대형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전산서비스 전체를 위탁운영한다는 점에서 설립형태에서 경영에 이르기까지 표본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은 조직통합에서 인사관리, 구체적인 아웃소싱 형태와 비용책정 방식 등 모든 부문에서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와 함께 IT회사로써 금융IT 시장으로의 성공적인 진입여부 및 기존 은행 전산부문의 투자패턴과 운영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농협중앙회도 사내분사 형태로 전산정보본부를 분리하기로 했다. 2~3년간 시범운영을 통해 경쟁력 여부를 판단해 자회사로의 완전독립을 고려하기로 했다.
농협의 경우 고용승계와 관련 일시적인 갈등을 피했지만 실질적인 경영권이 본사로 귀속돼 있어 분사의 효과는 의문시되고 있다.
하나은행도 전산 자회사 설립을 추진중이다. 하나은행은 우선 페이퍼컴퍼니 형태로 자회사를 설립해 패키지 판매를 시작으로 전문성과 마케팅에 대한 검증을 거친 후 자회사로써 탈바꿈하면서 계열사 IT아웃소싱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전산자회사 논의는 결국 ‘전산부문의 수익센터(Profit Center)化’라는 화두와 직결된다. 아웃소싱 사업을 전제로 한 IT자회사 설립을 위해서는 수익성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이며, 이는 전산서비스의 가치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전제로 한다. 과거 단순 후선부서로써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고 전산부문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전산자회사는 금융권 전산서비스에 대한 개념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은 물론 전산직원들에 대한 파급효과도 불가피하다. 정확한 수익 및 성과관리를 통해 분명한 책임소재가 따를 경우 과거에 비해 보다 직접적이고 객관적인 능력평가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IT자회사 및 이와 연계된 아웃소싱 논의는 내년에도 금융전산의 ‘태풍의 눈’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 2001년 금융IT 시장 결산 / (1) 차세대시스템
• 2001년 금융IT 시장 결산 / (2) 재해복구서비스
김춘동 기자 bo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