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제일은행과 하나은행 대주주는 합병협상을 벌이다 현재는 거의 결렬된 상태. 그러나 30대를 전후한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차라리 이 기회에 합병을 해버리는 게 낫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제일은행은 99년 뉴브리지캐피탈에 매각됐지만 지금까지도 ‘헐값매각과 과다 풋백지원’이라는 ‘원죄’를 안고 있다. 최근에도 내년도 제일은행에 지원될 공적자금이 1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도되면서 같은 시비가 되풀이 됐다.
‘하나은행등과의 합병’을 주장하는 직원들은 합병을 하게 되면 뉴브리지가 경영에서 손을 떼고 단순 투자자로만 남아 아무래도 화살을 덜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해 제일은행 노조 관계자는 “매각이후 계속된 헐값 매각 시비로 영업력이 저하된 면이 있다”며 “젊은 직원들 중심으로 합병을 통해 이런 시비에서 벗어나 영업에 좀더 충실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은행도 조흥은행과 외환은행으로부터 잇단 구애를 받았다. 국민은행 탄생이후 본격화된 은행 대형화 조류를 타겠다는 이들 은행의 전방위 합병압박은 매각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은행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서울은행 일각에서도 “기업컨소시엄에 매각되더라도 규모면에서 다른 은행보다 많이 떨어지므로 결국 합병으로 가게 되는 것 아니냐. 차라리 구애자가 많을 때 좋은 조건으로 합병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조흥은행이 합병후 지주회사식 발전계획을 갖고 있는 것에 큰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조 관계자는 “우리금융내 한빛 광주 경남등 각 은행의 법적 정체성이 여전히 보장되는 점을 일부 직원층이 잘못 받아들인 면이 있다”며 “서울은행은 금융전업가에 매각되어 대주주의 자본확충 등을 통해 독자생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