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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정책 ‘오락가락’

전지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1-12-16 19:52

카드발급시 소득증빙서 의무화 번복

“일관된 방향 설정있어야” 중론



금감위의 신용카드 정책이 갈팡질팡이다. 금감위가 내놓은 신용카드 정책을 살펴보면 현실에서 동떨어진 감이 크고 여론몰이에 따른 단발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목소리가 높다. 심지어 정부 관계 부처간 의견조율 부재로 특정 정책의 시행이 번복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는 금감위의 신용카드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그저 카드 관련 문제가 터질 때마다 땜질식으로 정책을 수립하는 데 따른 부작용으로 관련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카드발급시 소득증빙서 제출 의무화가 좋은 예다. 최근 금감위는 무소득자에 대한 무분별한 카드발급을 방지하기 위해 근로소득원천영수증 등의 소득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할 방침이었으나 규개위의 반대로 백지화했고 이후 여론이 심상치 않자 다시 증빙서류를 갖추는 식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애초에 금감위의 소득증빙서류 제출은 현실성이 결여된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신용카드 발급실태를 아는 감독당국이라면 소득증빙서 제출 의무화가 ‘공허한 메아리’라는 점을 금새 알 수 있다는 것.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지하철역,길거리, 혹은 전화상으로 몇 가지 신상정보만 알려주면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현실에서 어느 누가 자신의 소득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준비하면서까지 카드를 발급받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현실성이 결여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금감위는 이를 다시 밀어부치겠다고 고삐를 죄고 나섰다. 여기에는 여론의 질타가 한 몫했다. 10월말 현재 신용불량자가 300만명에 가깝다느니 가계빚이 한 가구당 22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5%늘었다는 보도가 상당히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아예 금감위가 무자격자에 대한 카드발급을 차단하고 싶었다면 지난 6월 카드사들의 길거리 모집 행태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단행했어야 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당시에도 금감위는 카드사들의 반발과 규개위의 반대로 이 안을 철회했었다. 또한 수수료 인하건도 마찬가지다. 수수료 공시시스템이나 신규 진입사 허용에 따른 경쟁 유발로 자연스럽게 수수료율을 낮추게 한다면서 각론에 들어가면 뚜렷한 제재조치는 아무것도 없다.

이런 물렁하기 짝이 없고 일관된 방향도 없는 금감위의 태도가 개선되지 않는한 신용카드정책은 그야말로 누더기 혹은 땜질식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중론이다.



전지선 기자 fnzz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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