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노조와 외국계 증권사간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임금 및 계약직 조정등을 놓고 증권사-증권노조간 대각선 교섭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일은 KGI증권등 외국계증권사들이 교섭 자체를 전면 부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달 통일교섭을 끝낸 증권노조는 임금인상율 6%이상, 계약직 10% 내외등의 교섭안을 가지고 지부별로 대각선 교섭을 실시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미 국내 증권사와의 교섭을 어느정도 마무리한 증권노조는 수차례 외국계증권사와의 대각선 교섭을 추진했지만 대표들의 반대로 번번히 무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일은 KGI증권등 외국계증권사와 증권노조의 대각선 교섭이 지연되면서 양측이 전면 대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외국계증권사와 증권노조의 대립은 국내 증권업 환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인 대표들이 통일교섭안을 거부하는 것은 물론 노조와의 교섭에 의미를 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업계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외국계 자본들의 경우 대부분 국내 투자목적이 경영보다는 이익실현에 있어 노조와의 문제를 회사차원의 중요한 사안으로 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증권노조는 통일교섭이 마무리되면서 일은증권과 KGI증권과의 대각선 교섭을 수차례 시도했지만 외국인 대표들의 교섭참석 회피와 통일교섭안 전면거부등으로 인해 거의 진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은증권의 경우 최근 파격적인 인사조치와 리젠트증권과의 합병문제를 노조와 사전협의 없이 진행시켜 물의를 빗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일은 및 증권노조는 이미 집단농성에 들어간 상태며 내주부터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KGI증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증권노조와의 교섭에서 마이클 창 대표이사는 지부교섭안은 물론 통일교섭안의 전면 수정을 요구해 노조측의 빈축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노사간 교섭이 지연되면서 최근에는 올해 새롭게 탄생한 KGI 노조 해체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미 일부 KGI 직원들이 노조에서 탈퇴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노조 관계자는 “외국계증권사 경영진들은 교섭 참여의지가 전혀 없다”며 “이미 통일교섭안이 마련되고 지부별 조정을 통해 수의조절만 남은 상태인데도 이를 전면 거부할 뿐”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한편 하나증권 노조도 대각선 교섭 진행과정에서 일주일째 농성에 들어간 상태이다. 증권노조는 사측의 교섭 반대가 지속될 경우 사장퇴진등 전면투쟁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임상연 기자 sylim@fntimes.com